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팁 문화 가져오려는 냉면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게시물에 포함된 사진 원본은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처음 게시됐다. 작성자 A씨가 올린 사진에는 해당 냉면집 키오스크 화면 위 물냉면 옆에 '고생하는 직원 회식비 300원'이라고 적혀있는 옵션 내용이 담겼다. 그는 "비록 300원이지만 싫다. 팁 문화가 스멀스멀 들어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직원 회식비를 왜 음식값에 넣나", "저런 문화는 초반에 싹을 잘라야 한다", "아무리 선택 옵션이라고 하지만 팁 문화를 가져오려는 자체가 별로 유쾌하지 않다" 등 대체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냉면집 업주는 원본 글을 찾아가 "(팁을) 요구한 적 없다. (음식) 가격은 외부에도 다 명시돼 있다"며 "저게 말씀드린 대로 선택사항인 건데 옵션명이 좀 오해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냉면집에 '팁 300원' 메뉴가 추가된 것은 최근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 해당 옵션을 유지해 오다 뒤늦게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팁플레이션'(tipflation·봉사료를 뜻하는 팁과 인플레이션 합성어)으로 이따금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종종 팁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2023년에도 서울 강남구 소재 한 빵집에서 '팁 박스'가 논란이 일면서 점주가 이를 없앴고, 세종시 한 장어전문점에서도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 드렸다면, 테이블당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드리겠습니다'는 문구가 논란이 됐다.
팁은 '메뉴판에 가격을 표시할 때 부가세, 봉사료 등을 포함해 손님이 실제로 내야 하는 최종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7조에 따라 강제성이 없다면 불법은 아니지만, 만약 팁 지급 여부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진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국내 팁 문화에 대한 거부 반응은 거세다. 202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자사 설문조사 서비스를 통해 1만2106명에게 국내 팁 문화 도입에 대해 물은 결과, 73%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5%에 그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