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팀은 업무연락을 통해 7.15일까지 상반기 평가를 종료하라 한다. 현업 부서 입장에서는 목표 대비 실적 정리, 자기 평가, 1차와 2차 평가를 마쳐야 한다. A팀장은 팀원들에게 월별 업적을 정리하고, 자기 평가를 한 후, 7.9~10일 중 개별 면담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팀원들이 실시한 자기 평가의 대부분은 A(우수) 등급 이상이었다. 회사는 철저한 상대 평가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8명의 팀원 중 S(탁월)과 A(우수) 등급이 있으면 반드시 C(부족) 등급을 받는 팀원이 발생한다. 자기 평가만으로 보면 모두가 B(보통) 등급 초과이다. 팀은 목표 대비 100%를 간신히 넘긴 상태로 B등급 수준이다.
A팀장은 팀원들의 자기 평가를 무시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등급별 대상자를 확정했다. 가장 높은 성과를 창출한 팀원부터 C등급을 받을 1명의 팀원을 결정했다. 이제 개별 면담의 시간이다. 팀원들에게 상반기 가장 뛰어난 업적이 무엇인가? 상반기 본인의 역량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자신이 팀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 목표 대비 미흡했던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하반기 어떤 중점과제가 있는가? 등을 질문했다. 팀원들의 대답은 단답형이었다. 미흡한 점이나 아쉬운 점은 거의 없다. 하반기 중점 과제는 팀 목표와 무관한 개인 업무 중심의 과제 수준이었다.
팀원들과 개별 면담을 마치고 A팀장은 자신이 평가한 등급별 대상자가 틀리지 않다고 확신했다. 등급별 가중치에 따라 팀원에게 S, A, B, C등급을 부여했다. 1차 평가가 끝나고, 본부장은 전 팀의 평가가 끝나자 자신이 생각하는 각 팀의 팀원에게 가점과 감점을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본부 팀원에 대한 평가가 마무리되었다.
평가 결과를 받아 본 팀원 중 대부분은 실망스러웠다. 본인은 최소한 S, A등급을 기대했지만, 대부분 B등급이었다. C등급을 받은 팀원들은 평가 이의 제기를 하겠다고 한다. A등급을 받은 B차장도 실망스러운 표정이다. 내년 부장 승진이 있는데, A등급으로는 불안하다. 다른 본부의 동기들은 대부분 S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 사이, 본부에서는 ‘성과와 직무 역량 보다 상사와의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B과장은 상사에게 반항했다가 이번에 C등급을 받았다.’, ‘목표도 기록도 없이 사전에 정해 놓고 그대로 결정한다,’, ‘형식적인 개별 면담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럴 것 같으면 평가를 와 하는가?’ 등 불만이 많다.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업들이 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그 대부분이 상대평가이다. 절대 평가를 도입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관대화이다. 회사는 적자인데, 직원들의 평가는 B이상이다. 이래서는 평가 결과의 활용이 될 수 없다. 결국 상대화를 추진하게 된다. 상대 평가는 모두가 높은 달성울을 달성해 팀은 전체 1등을 했어도, 팀원은 등급별 가중치에 의해 등급을 받아야 한다. 10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사실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보다 높은 성과 창출이다. 목표에 의한 관리를 하면서, 높은 목표를 수립하는 방법, 목표에 대한 실행 계획 작성, 실행, 월과 주 단위로 달성 정도를 점검하고 피드백을 통해 일하는 생각과 방식에 있어 성장을 하게 된다. 본인의 노력, 상사의 관심과 지원으로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게 된다.
평가 단계에서는 매주, 매월 설정된 목표에 의한 결과물, 목표 이외의 결과물, 자신이 쌓은 직무 역량과 가치 역량에 대한 기록에 따라 공정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 역량과 성과가 높은 직원은 명확하게 그 결과물을 제시하고, 상사도 그 결과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목표 달성율 뿐만 아니라 목표 이외의 수명 업무에 대한 달성율도 기록되어 평가받아야 한다. 역량도 일과 관계에 있어 한단계 높은 수준의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상사의 주관과 업적 결과에 의한 역량 평가가 아닌 직무와 관계(팀워크, 인성, 태도와 자세 등) 중심의 구체적 목표 대비 결과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의 목적이 성장과 성과 창출에 있다면,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조직장에 의한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지속적인 점검과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사의 관심과 적극적인 피드백의 결과, 조직과 구성원은 성장하고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게 된다. 팀원 모두가 높은 성과를 창출했을 때, 팀원에게 가혹한 상대평가는 곤란하다. 조직 평가가 개인 평가와 연계되도록 제도의 유연성을 가져가면 된다. 상반기 평가가 끝난 후, CEO와 경영층은 상반기 실적을 분석하고, 하반기 목표 수정과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여 성장과 보다 높은 성과 창출을 이어가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