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사진)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증시에 투자할 기회가 10년 만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미국 증시 급락을 계기로 달러 자산의 선호도가 떨어진 데다 미국 증시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비중이 9%에서 18%로 두 배가 됐다. 자금이 지나치게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투자된 자금의 일부가 아시아로 유입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크랩 대표의 설명이다. 아시아 증시가 오랜 기간 저평가돼왔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도 그동안 양호한 수익률을 내왔지만 미국에 가려져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자금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면 아시아 시장에는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랩 대표는 특히 한국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밸류업을 추진한 일본의 사례를 비춰볼 때 한국 증시도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일부 시각엔 “일본도 밸류업 초기에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실제로 주주환원이 강화됐고 수익률이 높아졌다”며 “한국이 코스피 5000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밸류업 외에 전력망·원자력·방위산업·조선산업 등의 성장성도 높게 평가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