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끼합쇼'는 대한민국 최고 셰프들이 평범한 가정의 음식 창고를 탈탈 털어 집주인과 선물 같은 한 끼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0년 2월 '한끼줍쇼'가 종영된 지 약 5년 만에 새 시즌으로 찾아온 예능이다. 이번 시즌을 본 시청자들은 반가움 대신 아쉬운 게 많다고 토로하고 나섰다.
'한끼합쇼' 1화에서는 MC 탁재훈·김희선과 게스트 유해진이 서울 성북구의 한 가정집을 찾았다. 집주인에게 요리를 만들어 줄 이연복·이원일 셰프와 함께 갔다. 여기서부터 첫 번째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여러 차례 성북구 집들의 초인종을 반복해서 누른 끝에 한 남성 시민의 허락으로 마당이 있는 2층짜리 대저택에 들어갔다. 대문 초입부터 깔끔한 정원에 조명까지 갖춘 집이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한쪽 벽 전체가 냉장고였다. 냉장고 문을 열자 여러 종류의 치즈와 외국 소스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누리꾼들은 "첫 화부터 이런 집을 내보내면 다음에 누가 문을 열어주겠냐"라며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설정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방송사의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이연복과 이원일 셰프가 나온 것도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두 셰프가 냉장고 속 재료들로 요리하자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냉장고를 부탁해'랑 뭐가 다르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가장 큰 문제는 MC들이었다. 두 셰프가 요리하는 동안 탁재훈, 김희선, 유해진 세 사람은 식탁에 앉아 있다가 집주인에게 "마당을 구경해도 되냐"며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탁재훈은 돌연 사라지거나 김희선, 유해진과 떨어져서 말없이 마당 주변을 둘러봤다. 진행자의 자질과 책임감이 의심되는 부분이었다.
김희선은 집주인에게 "첫 화고 첫 집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야 하는 진행자가 일반인 출연자에게 내뱉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말"이라고 지적했다. 마당을 둘러본 후 소파로 이동한 세 사람에게 출연자가 "(유해진에게) 성북동에 왜 사시는 거예요?", "강아지 데려올까요?"등 여러 질문을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집이 저렇게 크면 직업이 뭔지, 누구랑 사는지 등 물어볼 법도 한데 편집이 된 건지 아무도 안 물어보네", "마당에 있는 소나무 몇 년 됐는지, 언제부터 이 집에 살았는지 난 너무 궁금한데 왜 안 물어봐 줘", "MC들은 궁금한 게 별로 없는 거 같아. 질문은 유해진이 다 함"이라는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은 "'한끼줍쇼'와 달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없어 아쉽다", "진행이 왜 이래요. 차라리 이전 시즌이 더 나은 듯"이라며 강호동과 이경규를 데려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첫 회라는 점을 감안해 너그럽게 평가한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한끼줍쇼'도 처음에는 말 많았는데, 점점 괜찮아지지 않았냐"며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다. '한끼합쇼' 2화는 오늘 저녁 8시 50분 방영된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아직은 너그러운'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