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 신내점을 이랜드건설에 매각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로 홈플러스가 얻는 매각대금은 523억원 수준이다. 이번 딜은 지난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인 1월 초에 계약을 체결한 건으로, 딜 클로징까지 반년이 걸렸다. 매각 주관은 딜로이트안진이 담당했다.
추후 이랜드건설이 해당 부지를 재개발하면 홈플러스는 개선된 상권에서 일부 공간만 임차하는 방식으로 재입점할 계획이다.
매각대금 523억원 전액은 메리츠금융에 돌아간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 3사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 규모 대출을 제공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60여곳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해당 신탁자산의 1순위 수익권을 메리츠에 담보로 제공했다. 중랑 신내점도 신탁자산 중 하나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가 부동산신탁자산의 1순위 우선 수익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어 신탁자산을 처분한 금액은 수익권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회생절차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홈플러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회생채권은 2조7322억원이며, 이 가운데 메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44.6%다. 메리츠금융그룹의 홈플러스 대출 잔액은 1조2000억여원에 달하지만 신내점 매각대금으로 홈플러스 익스포저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점포 매각으로 쥔 현금은 전체 회생채권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홈플러스 역시 여유를 갖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인가 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 의향이 있는 투자자에게 자금조달 부담을 소폭이라도 덜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회생절차 진행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유 부동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M&A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본격적으로 이번 주부터 인수 가능성이 있는 조건부 투자자 후보들을 접촉하고 있다. 농협, 쿠팡, 이마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