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린다. ‘인류의 보물’을 결정하는 이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2026년 열리는 제 48차 회의 개최 도시로 한국 부산을 선정했다. 부산은 최근 국내 개최 도시 선정 과정에서 제주와 경합해 최종 후보 도시로 선정됐고, 국가유산청이 지난달 30일 유네스코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한국은 2023년 역대 네번째로 위원국에 선출돼 2027년까지 활동 중이다. 한국이 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된 건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3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아시아에서는 태국 푸켓, 일본 교토, 중국 쑤저우·푸저우, 캄보디아 프놈펜·시엠레아프, 인도 뉴델리 등에서 열렸다.

내년 회의에서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회의 날짜와 시간, 의사진행을 확정하고 위원회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임무를 맡게 된다. 개최 시기는 7월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가유산청과 부산시는 내년 7월 19∼29일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위원회가 열리는 장소는 벡스코(BEXCO)가 유력하다. 다만 여름철 장마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최종 일정은 논의를 거쳐 추후 정할 방침이다.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위원회에는 전세계에서 온 30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비용으로 약 150억~2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유치 수락 연설에서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올해는 석굴암, 불국사, 종묘 등 우리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지 30주년이 되는 해로, 내년 회의는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서 세계유산 보호를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