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10억원 초과 아파트의 계약 취소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집토스는 올해 1월1일~6월27일 매매된 수도권 아파트 계약 해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책 발표 이후(6월27일~7월15일) 계약이 해지된 건 가운데 10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35.0%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대책 발표 전(1월1일~6월26일)에는 취소된 거래 가운데 10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이 26.9%에 그쳤다. 대책 발표 이후 8.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뿐만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도 동시에 타격을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는 전체 거래 중 계약 해지 비중이 대책 전 2.5%에서 5.7%로 급증했다. 강남구도 5.1%에서 6.5%로 늘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매수’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는 계약 해지 비율이 5.3%에서 7.3%로 증가했다. 강북구와 도봉구 등도 계약 해지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금이 부족한 매수자들이 향후 집값 하락과 이자 부담에 대한 공포감에 서둘러 계약을 해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집토스 관계자는 "이번 분석은 신고 기한(30일)에 따른 데이터 집계의 시차를 고려해 비교 시점별 해제 건수에서 특정 금액대와 지역별로 비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했다"며 "집값 상승 기대가 낮아지며 계약 취소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