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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규 회장, 공격적 장내매수로 스맥 최대주주 올라…적대적 M&A? 단순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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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맥, 현대위아 공작기계 인수 완료 다음날 최대주주 변경 공시
SNT홀딩스와 함께 지분 14.74% 확보...기존 대주주보다 5%p 많아
지분 인수 목적 '단순 투자' 공시했어도 '적대적 M&A' 해석



SNT홀딩스와 최평규 SNT그룹 회장이 코스닥 공작기계 업체 스맥의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스맥 지분 15%가량을 시장에서 사들이면서다. 스맥이 사모펀드(PEF)와 함께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한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SNT그룹이 스맥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달간 최대주주 변경 공시만 세 번째
스맥은 15일 최대주주가 최영섭 대표에서 SNT홀딩스 및 최 회장(14.74%)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SNT홀딩스와 함께 이달 들어 장내매수로 각각 3.76%, 2.31%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최 대표는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어 약 5%포인트 차이로 2대주주 지위로 밀려났다.

스맥의 최대주주 변경은 최근 한 달 동안 세 번째다. 지난달 25일에도 스맥은 최대주주가 최 대표에서 SNT홀딩스 및 최 회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당시 SNT홀딩스와 최 회장은 6월 중순쯤부터 지분 6.25%를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 11.05%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최 회장 측은 이 때 처음으로 스맥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최 대표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을 역전했다. 최 대표는 주주배정에 100% 참여하고 실권주를 인수하며 지분을 9.16%에서 9.75%로 늘렸고, SNT홀딩스 측도 실권주 인수에 참여했지만 신주가 발행되며 지분율은 8.67%로 줄어들었다.

SNT홀딩스 측은 스맥과 아무런 사전 교감 없이 추가 지분 획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최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맥은 "SNT홀딩스 측은 그동안 당사와의 연락을 통해 지분 투자가 단순 투자 목적임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경영 안정성과 사업 연속성 확보를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지분 9%대 불과…지배력 취약
스맥은 PEF 운용사 릴슨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추진한 3400억원 규모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부 인수를 전날 최종 마무리했다. 현대위아가 공작기계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위아공작기계'를 설립하면 스맥·릴슨PE 컨소시엄이 구주 100%를 인수하는 거래였다. 2018년 설립된 중소형 PE가 대기업 카브아웃딜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스맥은 재무적투자자(SI)로서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부 인수에 1183억원을 투입했다. 회사 보유 자체 현금과 인수금융 등을 활용하고도 나머지 인수대금을 모으기 위해 43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뒤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최대주주였던 최 대표는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기존 보유주식의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고 58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최 대표가 최대주주임에도 지분이 적은 이유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고(故) 이효제 명예회장이 별세한 뒤 유족들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스맥은 1989년 삼성중공업 공작기계사업부를 모태로 설립됐다. 2016년 이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배우자 전은진 전 회장과 자녀 이지운·이다원 씨가 상속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최 대표는 이 명예회장 가족들의 지분을 넘겨받으며 2023년 스맥의 최대주주가 됐다. 최 대표는 뉴코아 재무팀, 유닉스전자 경영기획실 등을 거치고 2009년 스맥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냈다.
SNT그룹, '단순투자'라지만…계열사 시너지 노림수?
SNT홀딩스는 스맥 지분을 15% 가까이 취득했으나 취득 목적으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단순투자는 경영권 영향이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의도 없이 시세차익만 노리거나 의결권, 신주인수권 등 단순 주주권만 행사할 수 있다. SNT홀딩스가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하지 않는 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다만 시기상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SNT홀딩스 측은 국내 공작기계 3위 사업자 스맥이 2위 사업자 현대위아 인수를 마무리하자마자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렸다. SNT그룹의 계열사 SNT다이내믹스가 공작기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도 하다. 스맥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실탄'도 넉넉하다. SNT홀딩스는 전날 자사주를 기반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을 완료해 900억원 조달도 마무리했다. EB 발행 대상은 PEF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며, 조달한 자금은 M&A 등 국내외 법인 지분 취득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존 최대주주와 상의 없이 지분을 장내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한 것 자체가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처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비춰지기 충분하다"면서 "스맥 경영진과 비교해 실탄이 탄탄한만큼 존재 자체로도 회사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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