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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 스틱·JKL 2파전…유찰 가능성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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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희망하던 몸값 1조 사수도 쉽지 않아
물밑 호가경쟁 시작했지만 잠잠한 후보들
베트남 생산기지 미국 관세 여파로 직격타
조현상 HS효성 회장 김건희 여사 측근 회사 출자도 도마 위

올해 인수·합병(M&A) 대어로 꼽혔던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문 매각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사실상 JKL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 간 경쟁으로 좁혀진 가운데 두 후보 모두 매각 측의 희망 가격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적어내면서다. HS효성 조현상 회장이 '김건희 게이트'에 연루돼 소환되는 등 그룹에 악재까지 겹치며 의사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매각 측은 지난달 20일 본입찰을 진행해 이달 초 최종 인수자를 뽑을 예정이었다. 앞서 본입찰에선 JKL파트너스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두 곳만 유의미한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로 거론된 베인캐피탈, 중국계 전략적투자자(SI) 등은 사실상 경쟁 구도에서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네 후보 모두 본입찰에서 경합하는 것을 전제로 호가경쟁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에서 중국계 기업이 1조2000억원 이상을 써 냈으니 다른 후보들도 더 가격을 올려달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PEF들은 중국 기업이 현실성 있는 제안을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초반만 하더라도 HS효성 내부에선 타이어코드 사업 부문의 몸값을 전체 기업가치 기준 2조원까지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절차가 진행되면서 1조 중반까지 눈높이가 낮아졌지만 인수 후보들은 최대 1조원을 적정가로 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이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1400억원으로 책정한 점을 반영하면 몸값이 EBITDA의 10배가 채 되지 않는 박한 가격이 책정된 것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스틸코드는 타이어의 핵심 소재로 차체의 하중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2위, 미국 내 1위 점유율을 보유해 탄탄한 고객망을 갖춘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05년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인 메쉐린의 미국 스틸코드 공장을 인수하고 2011년 미국 타이어제조사 굿이어의 스틸코드 공장 두 곳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다만 인수 이후 제조 설비 등을 미국에서 제조 원가가 싼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 이전해 생산 설비를 키웠다. 이 때문에 인수 후보 사이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에 직격타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왔지만 사업 특성상 큰 폭의 성장성이 없다는 점도 흥행 부진의 배경이다. 이번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 한 관계자는 "타이어 사업이 좀처럼 한번 선정한 협력사를 바꾸지 않고 장기간 안정적 공급하는 계약을 맺지만 다른 측면에선 업체간 시장이 이미 공고해 성장성이 거의 없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조현상 HS효성 회장이 '김건희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으며 정치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점도 거래 종결 측면에선 악재다. HS효성은 4개 계열사를 통해 2023년 김 여사의 측근이 설립한 렌터카 업체인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투자한 사모펀드에 35억원을 출자했던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자본잠식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의문이던 상황이었다. 특검은 당시 그룹 내 조 회장과 관련한 폭로성 보도가 연이어 나오는 등 경영 리스크가 불거지자 일종의 '보험성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7.1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