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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정보보호 분야 '조 단위' 투자…SK텔레콤보다 더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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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호 5년간 1조원 투자
SKT, 5년간 7000억원 투자
KT "SKT 발표와는 무관"


KT가 SK텔레콤보다 3000억원 더 많은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통신사의 전반적 보안 시스템에 신뢰를 잃은 고객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가장 안전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T는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KT 고객 안전·안심 브리핑'을 열고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해킹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발표한 정보보호 투자 금액보다 3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보호에 5년간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7000억원 정보보호 투자 금액을 두고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열흘 뒤 KT가 업계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투자 금액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KT는 SK텔레콤 발표와는 상관없다며 선을 그었다. 황태선 KT 정보보안 실장은 "SK텔레콤 발표가 정보보호 투자 금액을 설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며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일이다. 2023년도 당시 미국 통신사 9개가 해킹 사고가 있었다. 피해 규모로 봤을 때 예방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효과가 있겠다는 판단하에 예전부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민관합동조사단이 실시한 해킹 피해 여부 조사에서 KT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KT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6개월 치 방화벽 로그 기록을 모두 살펴봤고 이전 기록도 별도로 아카이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황 실장은 "단순한 일회성 성과가 아니라 지속해서 보안 체계를 고도화한 결과"라며 "KT의 보안 체계인 K-시큐리티 프레임워크가 제대로 작동한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K-시큐리티 프레임워크는 내부 보안 이해도를 기반으로 공격자 관점의 침투 테스트를 수행하는 'K-오펜스'와 다양한 공격 표면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통합 보안 대응 체계인 'K-디펜스'로 구성된다. 방어 체계를 갖춘 것뿐만 아니라 공격자 관점에서 회사 취약점을 탐색해 공격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이 특징. 해킹 시도를 사전 예측하고 차단하는 선제적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구체적으로는 KT 내부의 화이트 해커 30명을 통해 연 2회 이상 자산 예금 점검을 실시하고 외부 보안 업체를 통해 2차 검증한다. 또 전문 업체를 통해 공격과 관련한 인터넷주소(IP), URL 해킹 패턴 등 공격 정보를 제공받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국가정보원에서도 관련 정보를 전달받는다. 고객 정보 암호화, 계정 관리 서버 등 분기별로 일회성 점검 또한 실시한다. 황 실장은 "기본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고 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글로벌 테크 기업과도 협업해 최신 보안 기술을 회사에 접목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기술을 통해 데이터 중심 보안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취지다. 황 실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있어서 데이터 중요성은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보다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글로벌 보안 리더들과 협업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보안 기준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Top)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에 대해서는 단순한 예산 확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 약 200억원을,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 강화에는 약 3400억원을, 보안 전담 인력 충원에는 약 500억을, 현행 정보보호 공시 수준을 유지하고 점진적 개선하는 데 누적 66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황 실장은 "예방이 최고의 대응이라는 분명한 철학 안에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KT는 앞으로도 고객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겠다"고 역설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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