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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차값 올리는데…현대차, 美서 '파격 카드'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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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무이자 할부 꺼낸 현대차
美시장 점유율 확대 '승부수'

파격 마케팅으로 관세 돌파
싼타페·투싼 등 美 인기차종
현금내면 최대 3500弗 할인도

"이익 줄어도 판매량 늘린다"
업계 출혈 경쟁 번지는건 부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수입차 관세 부과로 일부 경쟁사가 차값을 올리는 가운데 일부 차종 할인과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을 들고나온 것이다.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차량이 대상으로,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우선 점유율을 끌어올려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달부터 9월 2일까지 싼타페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 등 3개 차종에 무이자 60개월 할부 프로모션을 한다. 구매한 날로부터 90일까진 월 할부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였다.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19개 차종에 3~10%의 일시적 할인을 해주기로 했다. 현금으로 구매하면 싼타페·싼타페 하이브리드 3500달러, 팰리세이드 2750달러, 투싼 1750달러, 투싼 하이브리드 1250달러를 깎아준다. 당초 지난달 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할인 행사는 이달 한 차례 연장됐다가 최근 9월 2일까지로 추가 조정됐다.

기아 미국 법인도 일부 차종을 30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을 비롯해 기아 니로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도 가격을 최대 7500달러만큼 일시적으로 낮췄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 4월 3일 미국의 수입차 관세(25%) 부과 이후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했다. 도요타는 지난 1일부터 차값을 평균 270달러 올렸고, BMW도 1.9% 높였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면서 관세 부과 전 수출한 재고를 먼저 팔며 판매를 유지해왔다. 이익이 줄더라도 미국 판매량 유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찰리 체스브로 콕스오토모티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차값으로 전이되기 전인 4~5월 나타난 선행 수요가 이제 대부분 충족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며 “현재 구매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은 89만4000대이며, 시장점유율은 11%로 1년 전(10.5%)보다 뛰었다.

하지만 완성차들이 잇달아 할인 경쟁에 뛰어드는 점은 부담이다. 미국 회사 포드는 8일부터 전 차종에 48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시작했고, 닛산도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그’와 ‘패스파인더’에 대해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 중이다.

양길성/신정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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