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전 보좌진 및 국민들께 사과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3주간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소회를 느꼈냐'는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지난 3주간 여성가족부 관련된 업무뿐만이 아니라 저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아프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 의혹은 지난해 국회 직원들의 익명 커뮤니티 이른바 '여의도 옆 대나무숲'을 통해 처음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국회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정당 사무처 관계자들만 글을 쓸 수 있다.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강 후보자를 둘러싼 말들이 파다했지만 특정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강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관계자들의 글이 폭주했다.
국회 직원 A 씨는 "알만한 교수님, 민주 진영 내로라하는 스피커들, 보좌진 선배는 '스무명 정도의 면직은 괜찮다'고 입을 모은다"면서 "사정을 알지 못하면 말을 얹는 것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사회적 약자에 사랑 넘치는 분"이라고 강 후보자를 두둔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직원 B 씨는 "2차 가해를 멈춰라"라고 강조했다. B씨는 "의원실에서 보좌진은 절대적 약자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현대판 노비라 할만하다"면서 "분리수거에 변기 수리, 쓰레기더미 사진, 문자, 녹취, 제보자까지 나왔는데 몇몇은 이걸 보호를 하니 참담하다"고 했다.
C 씨는 "보좌진에 대한 2차 가해가 한창이다"라며 "자당의 현직 재선 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를 음해해서 보좌진이 얻는 이익이 무엇이겠는가"라며 "결정적 물증 안 나오면 실수, 인식의 부족함 등으로 후보자가 임명 강행되고 피해자들만 더욱 음지로 숨어들게 눈에 보인다"고 호소했다.
D씨는 "의혹이라는 단어 자체가 거슬린다. 사진 녹취 문자 나와도 의혹이란다"라며 "뻔뻔한 인간이 넘쳐난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상하지 않은 보좌진은 불만 갖지 않고 묵묵히 쓰레기 분리수거하고 변기 수리하는 보좌진인가. 진짜 대한민국 2차 가해 클래스가 놀랄만하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리는바"라며 "제가 부족했던 점은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있어서 밑거름을 잘 삼아서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