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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파리의 인구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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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 파리의 인구 밀도가 서울보다 높다고?


놀라운 사실 하나. 파리의 인구 밀도가 서울보다 훨씬 높다.

면적으로 따지면 서울이 파리의 약 6배나 넓지만, 파리 시내만 놓고 보면 인구 밀도가 서울보다 1.5배 이상 높다. 그런데도 파리는 서울보다 훨씬 여유롭고 쾌적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공간의 구성에 있다. 파리는 그 역사적인 건축물만큼이나 잘 가꾸어진 공원과 정원이 풍부한 도시다. 파리는 도시 전역에 공원과 정원을 촘촘히 배치하고, 골목과 거리의 흐름을 사람 중심으로 설계했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거리와 골목길, 건물 1층의 상점과 카페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 공간이 도시 전체를 활기차고 편안하게 만든다.



특히 파리의 카페 문화는 인상적이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을 넘어, 사람들이 길을 바라보며 앉아 대화하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며 도시의 일원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소중한 공공 공간이다. 작은 테이블에 앉아 길거리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도시의 활기를 느끼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서울에 살면서 가장 아쉽게 느낀 점이 있다면, 바로 부족한 ‘푸른 공간’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작은 화단이나 놀이터는 있지만, 파리의 공원처럼 온전히 자연을 느끼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각자의 '방'에 갇혀 지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매일 수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지만,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거나 가벼운 말 한마디 나누기 어려운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공공 공간의 부족은 물리적 불편함을 넘어, 우리가 서로 연결되고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기회를 빼앗아 간다.

이제 파리의 사례를 통해 서울을 비롯한 한국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델로서 파리가 어떻게 높은 인구 밀도 속에서도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었는지 다음 글에서 이어가 보려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성훈 지음플러스 대표,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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