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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中에 나노프리즘 이미지센서 첫 공급…'36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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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폰에 신제품 납품

어두운 곳서도 선명한 촬영 가능
업계 첫 나노프리즘 기술 적용
1위 소니 추격하려 고객사 확대

북미 대형 테크업체 납품 추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중국 샤오미에 공급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나노프리즘’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삼성이 이 제품을 다른 스마트폰업체에 납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대형 테크업체 등으로 고객군을 넓혀 일본 소니가 장악하고 있는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년 만에 신제품 출시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산하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 2분기에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 JNP’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아이소셀 JNP는 지난해 6월 아이소셀 JN5 등 프리미엄 이미지센서 3종을 내놓은 이후 1년 만에 선보인 제품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전기신호로 바꾸는 반도체로 정보기술(IT) 제품의 눈 역할을 한다.

아이소셀 JNP의 첫 외부 고객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최고 사양 카메라가 들어가는 시비(CIVI) 시리즈 신제품(5 PRO)에 이 센서를 적용했다. 겉으로 보면 아이소셀 JNP의 스펙은 평범하다. 화소(픽셀) 크기 0.64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5000만 화소, 옵티컬포맷(이미지센서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 1/2.8인치다. 이런 이미지센서에 샤오미가 끌린 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적용한 나노프리즘 기술 때문이다.

삼성이 나노프리즘 개발에 나선 건 업계에 불고 있는 ‘이미지센서 다이어트’의 결과다. ‘얇은 스마트폰’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삼성전자도 이미지센서 크기를 줄여야 했고, 그러다보니 빛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은 화소 내부의 구조를 바꾸는 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그전까지 이미지센서 화소는 빛을 흡수하는 마이크로렌즈와 적·녹·청색 중 한 가지 색을 받아들이는 컬러필터로 구성되는데, 각 화소는 한 가지 색만 흡수할 수 있었다.

삼성은 마이크로렌즈에 나노 단위 새 구조를 만들어 다른 색도 주변 화소에 보낼 수 있는 기술인 나노프리즘을 개발했다. 동일한 양의 빛으로 더 많은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작 아이소셀 JN5에 비해 성능(감도)이 2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북미 고객사 확보 추진
이미지센서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활용 범위가 자율주행차, 로봇 등으로 넓어지고 있어서다. 옴디아에 따르면 이미지센서(CMOS 기준) 시장은 2024년 208억달러(약 28조5000억원)에서 2029년 265억달러(약 36조원)로 커진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1위 소니(2024년 매출 기준 점유율 51.6%)에 이은 ‘만년 2위’(15.4%)이자 옴니비전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는 ‘위태로운 넘버2’다. 옴니비전의 점유율은 2023년 10.9%에서 2024년 11.9%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나노프리즘 같은 기술력을 고도화해 자사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중국 기업은 물론 미국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엔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를 북미 대형 테크 업체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용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7.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