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소셀 JNP의 첫 외부 고객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최고 사양 카메라가 들어가는 시비(CIVI) 시리즈 신제품(5 PRO)에 이 센서를 적용했다. 겉으로 보면 아이소셀 JNP의 스펙은 평범하다. 화소(픽셀) 크기 0.64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5000만 화소, 옵티컬포맷(이미지센서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 1/2.8인치다. 이런 이미지센서에 샤오미가 끌린 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적용한 나노프리즘 기술 때문이다.
삼성이 나노프리즘 개발에 나선 건 업계에 불고 있는 ‘이미지센서 다이어트’의 결과다. ‘얇은 스마트폰’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삼성전자도 이미지센서 크기를 줄여야 했고, 그러다보니 빛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은 화소 내부의 구조를 바꾸는 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그전까지 이미지센서 화소는 빛을 흡수하는 마이크로렌즈와 적·녹·청색 중 한 가지 색을 받아들이는 컬러필터로 구성되는데, 각 화소는 한 가지 색만 흡수할 수 있었다.
삼성은 마이크로렌즈에 나노 단위 새 구조를 만들어 다른 색도 주변 화소에 보낼 수 있는 기술인 나노프리즘을 개발했다. 동일한 양의 빛으로 더 많은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작 아이소셀 JN5에 비해 성능(감도)이 2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1위 소니(2024년 매출 기준 점유율 51.6%)에 이은 ‘만년 2위’(15.4%)이자 옴니비전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는 ‘위태로운 넘버2’다. 옴니비전의 점유율은 2023년 10.9%에서 2024년 11.9%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나노프리즘 같은 기술력을 고도화해 자사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중국 기업은 물론 미국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엔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를 북미 대형 테크 업체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용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