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자 외국인이 주도하는 공매도 금액이 덩달아 급증세다. 단기간에 주가가 지나치게 뛰었거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있는 일부 종목에 공매도 세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6월 2일~7월 9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8387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지난 4월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6420억원)보다 30.6% 늘어난 수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달간 약 16% 뛰었다.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세력은 주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거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종목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2차전지 소재 업체인 SKC(5.35%)였다. 공매도 잔액만 2141억원에 달했다.
공매도 잔액은 공매도를 실행한 주식 중 아직 되사서 갚지 않은 잔여 물량을 뜻한다. 잔액 비중이 클수록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연초 주당 17만원을 웃돌던 SKC 주가는 올 들어 40% 넘게 하락했다. 10일 주가는 10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SKC는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여섯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한미반도체(4.82%)와 호텔신라(3.92%), 한화비전(3.63%), 두산퓨얼셀(3.52%) 등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 비중도 상위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자결제대행 업체인 다날의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순보유 잔액 비중이 5.01%였다. 이 회사는 스테이블코인 테마에 올라타며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공매도 표적이 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설명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표적이 될 만한 종목은 피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거나 영업 부진으로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