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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반사이익'…오피스텔·중저가 아파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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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부동산 대책 영향

서울 12억원 미만 아파트 수요↑
성남·하남 등도 매수세 유입

오피스텔 시장 풍선효과 기대
월세 수익 높은 신축 소형 눈길
빌라, 전세대출·이주비 제한 변수

‘가계대출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 실행 이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중저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10억~12억원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동대문구, 서대문구와 경기 성남, 하남 등에 실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준주택으로 분류돼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오피스텔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대문·성남 등 중고가 지역 눈길
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6월 30일 기준) 서울 25개 구 중 17곳에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며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 오름세가 다소 완화됐다.

나머지 8개 구는 한 주 전보다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12억원 미만의 구축 단지가 밀집한 양천구(0.48%→0.66%)와 영등포구(0.47%→0.60)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가격의 절반가량을 대출받을 경우 10억~12억원대 아파트는 주담대를 6억원까지 제한받아도 구매할 수 있다”며 “12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려던 수요가 그 아래 가격대 아파트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중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5909만원이었다. 서대문구와 동대문구는 각각 10억2535만원, 9억4753만원을 나타냈다. 남 연구원은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이나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 등지의 10년 된 아파트(전용면적 59~84㎡) 시세가 11억~12억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내 평균 아파트값이 12억원대 미만인 지역에도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성남과 하남 등에서도 실수요 기반 거래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구 대장동 ‘더샵판교포레스트12단지’ 전용 84㎡는 이달 1일 11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같은 동 고층 가구가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단지다.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
주담대 한도 6억원 규제에서 비켜 간 주거형 오피스텔 시장에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인정되지 않아 주담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내부 구조가 비슷해 사실상 아파트 역할을 한다. 1~2인 가구 등의 임차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며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가 반등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07% 올랐다. 도심권과 서북권은 각각 0.48%, 0.62% 뛰었다. 면적별로 4월과 비교해 전용 40㎡ 초과~60㎡ 이하(0.04%), 전용 60㎡ 초과~전용 85㎡ 이하(0.09%) 오피스텔이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 1월 4.90%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세 사기 이후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월세가 가파르게 올라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새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다”며 “금리 인하 기대로 월세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빌라(연립·다세대)를 포함해 비아파트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90%→80%)이 강화되고 전세 퇴거자금 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윤 위원은 “빌라 시장은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 재개발 투자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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