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머지 8개 구는 한 주 전보다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12억원 미만의 구축 단지가 밀집한 양천구(0.48%→0.66%)와 영등포구(0.47%→0.60)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가격의 절반가량을 대출받을 경우 10억~12억원대 아파트는 주담대를 6억원까지 제한받아도 구매할 수 있다”며 “12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려던 수요가 그 아래 가격대 아파트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중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5909만원이었다. 서대문구와 동대문구는 각각 10억2535만원, 9억4753만원을 나타냈다. 남 연구원은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이나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 등지의 10년 된 아파트(전용면적 59~84㎡) 시세가 11억~12억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내 평균 아파트값이 12억원대 미만인 지역에도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성남과 하남 등에서도 실수요 기반 거래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구 대장동 ‘더샵판교포레스트12단지’ 전용 84㎡는 이달 1일 11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같은 동 고층 가구가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단지다.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며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가 반등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07% 올랐다. 도심권과 서북권은 각각 0.48%, 0.62% 뛰었다. 면적별로 4월과 비교해 전용 40㎡ 초과~60㎡ 이하(0.04%), 전용 60㎡ 초과~전용 85㎡ 이하(0.09%) 오피스텔이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 1월 4.90%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세 사기 이후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월세가 가파르게 올라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새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다”며 “금리 인하 기대로 월세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빌라(연립·다세대)를 포함해 비아파트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90%→80%)이 강화되고 전세 퇴거자금 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윤 위원은 “빌라 시장은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 재개발 투자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