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류차단장치(CID)와 배터리 모듈(BMA) 장비를 잇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습니다."
정봉진 케이엔에스 대표(사진)는 지난 7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원통형 배터리의 전류 과부하를 막는 CID와 배터리 폭발을 막는 BMA 등을 생산해 국내 1차 협력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CID는 약 75%의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2023년 상장한 이 회사는 국내 1호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달성해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코스닥 상장 직후 전기차 캐즘을 겪으며 시너지 업종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범용성이 높은 PCB 생산 장비를 활용해 CID, BMA를 만들 때 필요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제작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인수 이후 이전보다 성능을 65% 개선한 장비를 선보이며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매출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분기에 상장이후 처음으로 배터리 이외 사업의 매출 비중이 과반(54.38%)을 차지했다. 정 대표는 "예를 들어 수십여명의 인력이 필요한 자동차부품 생산 라인에 우리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하면 필요 인력을 10여명 대로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배터리 사업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업계 성장이 더디게 이뤄지면서다. 정 대표는 "배터리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사업 분야"라며 "국내에서 46파이(지름 46㎜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이 늦어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사기 장치에 AI를 탑재하는 등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정 대표는 "상장 시점과 비교해 배터리 관련 제품들의 불량 탐지율을 66% 가량 개선했다"며 "추후에도 AI를 활용한 딥러닝 기술을 주력 상품에 접목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한 연구개발(R&D)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케이엔에스를 차린 정 대표는 사업 초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 제조를 전문으로 하며 회사를 키웠다. 정 대표는 "150평(495㎡) 규모의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장비, 자동차 부품 관련 장비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동화 장비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임직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상장을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136억원의 매출과 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 대표는 "올해는 예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현재 300억원 안팎인 연매출을 3년 내 1000억원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46파이 원통형배터리 관련 대규모 양산이 본격화하면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