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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따따블' 달성한 '이 회사'…새로 찾은 성장동력 뭐길래 [원종환의 中企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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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진 케이엔에스 대표 인터뷰
CID 등 '배터리 안전 장비' 국내 점유율 1위
제품군에 AI 녹여내 사업 역량 강화



"전류차단장치(CID)와 배터리 모듈(BMA) 장비를 잇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습니다."

정봉진 케이엔에스 대표(사진)는 지난 7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원통형 배터리의 전류 과부하를 막는 CID와 배터리 폭발을 막는 BMA 등을 생산해 국내 1차 협력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CID는 약 75%의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2023년 상장한 이 회사는 국내 1호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달성해 주목받았다.
전장사 은성FA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케이엔에스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전장부품사 은성FA를 인수했다. 은성FA는 인쇄회로기판(PCB)에 터미널핀 등의 전자부품을 탑재하는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며 국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장비로 찍어낸 부품은 현대자동차·기아와 폭스바겐, 테슬라 등에 납품한다.



정 대표는 "코스닥 상장 직후 전기차 캐즘을 겪으며 시너지 업종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범용성이 높은 PCB 생산 장비를 활용해 CID, BMA를 만들 때 필요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제작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인수 이후 이전보다 성능을 65% 개선한 장비를 선보이며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매출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분기에 상장이후 처음으로 배터리 이외 사업의 매출 비중이 과반(54.38%)을 차지했다. 정 대표는 "예를 들어 수십여명의 인력이 필요한 자동차부품 생산 라인에 우리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하면 필요 인력을 10여명 대로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배터리 사업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업계 성장이 더디게 이뤄지면서다. 정 대표는 "배터리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사업 분야"라며 "국내에서 46파이(지름 46㎜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이 늦어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사기 장치에 AI를 탑재하는 등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정 대표는 "상장 시점과 비교해 배터리 관련 제품들의 불량 탐지율을 66% 가량 개선했다"며 "추후에도 AI를 활용한 딥러닝 기술을 주력 상품에 접목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한 연구개발(R&D)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中 종루이와 협업해 생산기지 증강
지난 12일에 중화권 고객사인 종루이와 만든 합작법인 '종루이코리아'의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증자를 실시했다. 정 대표는 "10여년 간 장비를 수출해 온 종루이와 협업해 배터리를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려는 게 목표"라며 "올 하반기에 평택 본사 인근 7000평 부지에 종루이코리아 신공장을 증설해 생산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케이엔에스를 차린 정 대표는 사업 초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 제조를 전문으로 하며 회사를 키웠다. 정 대표는 "150평(495㎡) 규모의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장비, 자동차 부품 관련 장비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동화 장비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임직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상장을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136억원의 매출과 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 대표는 "올해는 예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현재 300억원 안팎인 연매출을 3년 내 1000억원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46파이 원통형배터리 관련 대규모 양산이 본격화하면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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