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주가 43.33% 올라
“고강도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
어뮤즈·연작, 매출 증가 견인
자사주 71만4000주도 추가 소각”

52주 신저가를 찍더니 주가 바닥을 쳤나?
석 달여 만에 43.33% 오른 종목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4481억원) 464위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2680원으로 지난 4월 9일 52주 신저가인 8840원을 찍고 반등 중이다. 당시 1억원을 투자했다면 주식 계좌 잔고엔 1억4300만원이 찍히고 있는 것이다.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 보고서가 많았지만 최근 상향 리포트가 나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존재감이 옅어진 국내 브랜드 구원투수로 불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1998년 부도 위기에 있던 보브(Voice of Voices)를 인수해 수백억원대 브랜드로 키웠고, 2011년엔 법정관리 후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국내 1세대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TOMBOY)를 품어 2014년 흑자전환으로 이끌었다. 톰보이는 스튜디오 톰보이로 리뉴얼을 단행해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K패션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2012년 부도 위기에 있던 메이크업 브랜드 비디비치(VIDVICI)를 인수했다. 이후 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로라메르시에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독점 유통권까지 확보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특히 2020년엔 글로벌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SWISS PERFECTION)을 품었는데 국내 패션기업이 글로벌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를 인수한 첫 사례다. 스위스퍼펙션은 전 세계 20여개국에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서 글로벌 입지 확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작년 하반기에는 ‘K뷰티 주자’ 어뮤즈(AMUSE)의 지분 100%를 713억원에 가져와 뷰티 사업을 프리미엄&럭셔리에서 영뷰티 비건 브랜드로 확장했다. 어뮤즈는 2023년 매출 368억원에서 작년 5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상반기 오스테리일리아 럭셔리 브랜드 ‘짐머만’, 미국 럭셔리 브랜드 ‘앙팡 리쉬 데프리메’, 일본 패션 브랜드 ‘CFCL’을 신규 론칭했다”며 “이중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앙팡 리쉬 데프리메가 기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스토어인 만큼 국내 고객뿐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아시아 거점 매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을 묻자 “작년 하반기 인수한 K뷰티 어뮤즈와 자사 화장품 브랜드 연작이 선봉장이다”고 답했다. 그는 “코스메틱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 1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어뮤즈는 일본에서 2배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미국과 동남아 등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베스트셀러 제품인 젤핏 틴트의 미니 버전이 출시돼 일본 약 3000개 버라이어티숍 및 드럭스토어에 입점됐고 향후에도 일본 현지 수요를 반영한 컬러 개발과 한정 제품 기획을 지속해 어뮤즈만의 립 메이크업 세계관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는 ‘태닝 헬로키티’ 한정판 에디션이 최고의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6월 20일 성수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뷰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작의 국내 매출은 작년 50% 가까이 성장했고, 올 상반기 80% 가까이 매출이 뛰었다”며 “베이스프렙, 전초컨센트레이드, 백년초수분크림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제품을 탄생시켜 중국과 일본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힘주었다.
총 주식 수는 3534만3000주로 신세계(지분 39.31%) 외 특수관계인(정유경) 1인이 지분 5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네이버 6.92%, 자사주 2.02%, 외국인 4.17%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35%가 조금 안 된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355억원, 유형자산 2651억원 있다. 부채비율 60.91%, 자본유보율 2253.79%로 재무건전성은 양호하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올해 보유 자사주 35만7000주의 소각을 결정했으며 주주환원 재원을 별도 영업이익의 20%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답했다. 또 “2027년까지 보유 자사주 71만4000주를 추가 소각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7년까지 1주당 최소 배당금을 400원으로 결정해 이전보다 최소 배당금을 67% 증액했으며, 배당 절차를 선진적으로 개선해 배당기준일 전 배당액을 우선 확정할 수 있게 제도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자체 뷰티 브랜드 어뮤즈와 연작의 글로벌 확장성이다. 어뮤즈는 일본 매출이 2배 이상 늘고 있고 연작도 일본과 중국에서 흥행 중이다. 게다가 신규 도입한 수입 브랜드(더로우, 앙팡 리쉬 데프리메, 로에베 퍼퓸, 돌체앤가바나뷰티 등)의 실적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물가로 인해 의류에 대한 소비가 줄거나 원·달러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건 위험 요인이다.

이어 “3분기부터는 극도로 낮은 영업이익 기저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증가, 내수 소비 심리 개선 등 요인이 맞물리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다”며 “기존 자체 브랜드 및 신규 인수 브랜드 어뮤즈 호조 등으로 전사 이익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1만8000원으로 올렸는데 현 주가 대비 41.96% 상승 여력이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뮤즈 실적 호조와 하반기 비디비치 리뉴얼 효과, 올리브영 및 해외 직판 준비 등 화장품 실적 상향 가능성이 높아진 건 긍정적이다”고 했다. 다만 “현 주가(7월 9일 1만2580원 기준)는 2025년 실적 예상치 PER 15.8배로 관련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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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