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국악 이어 현대음악…이하느리와 최수열은 왜 또 만났을까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하느리, 최수열 공연 위해
10여분 길이 협주곡 작곡

"기타를 타악기처럼 연주
작곡가 독특한 세계관 느껴져"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10대 작곡가인 이하느리가 1주일 간격으로 신곡을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 6월 27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위촉으로 국악을 들려준 데 이어 7월 3일 예술의전당에서 타악기 곡을 공개한다. 두 공연 모두 지휘는 마에스트로 최수열이 맡았다. 최수열이 교수로 재직 중인 연세대 신촌캠퍼스 음대에서 공연 준비로 회의 중이던 이들을 아르떼가 만났다.

최수열과 이하느리의 만남은 필연이었다. 이하느리는 지난해 헝가리 버르토크 국제 작곡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가 예술의전당이 2023년부터 연 2회씩 여는 공연인 ‘최수열의 9시 즈음에’ 팬이라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단 한 회만 빼고 모든 회차를 관람했을 정도다. 이 공연은 다양한 현대음악을 소개하겠다는 취지로 예술의전당이 기획했다.

최수열도 이하느리에게 매료된 건 마찬가지. 처음엔 그를 10대 신예 작곡가 정도로만 여겼단다. 계속된 입상 소식을 지나칠 수 없었던 최수열은 지난해 이하느리가 낸 곡인 ‘미뉴에트’를 듣게 됐다. “곡을 맡겨야겠다”고 마음먹는 데 30초도 안 걸렸다고. 이하느리는 오는 3일 열리는 올해 첫 ‘최수열의 9시 즈음에’를 위해 10여 분 길이 타악기 협주곡을 짰다.

타악기 연주는 퍼커셔니스트 김은혜가 맡는다. 최수열은 “타악기 연주자가 기타를 타악기처럼 연주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라며 “악보만으로도 작곡가가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신곡 제목은 ‘As if……I(애즈 이프 아이)’. ‘나라면’이란 뜻과 무관하게 알파벳 모양에 끌려 이하느리가 붙인 곡명이다. 최수열은 “소화하기가 쉽지 않지만 진은숙·윤이상 선생님의 작품처럼 거듭 연주할수록 결과물이 좋아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첫 곡으론 1971년생 프랑스 작곡가인 피에르 조들로프스키가 전자음악과 타악기 독주를 섞은 곡 ‘시간과 돈 파트1’을 배치해 관객이 이하느리의 작품과 비교해 들어보도록 했다. 이하느리가 중심이 된 프로그램 구성이다.

최수열은 악기 소리에 이끌려 지휘자가 됐다. 이하느리처럼 작곡가를 꿈꾸기도 했지만 “그쪽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에 여러 악기로 나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지휘자가 됐다고.

이하느리는 “인성(사람의 목소리)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쓰고 싶다”고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인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석사 학위를 따고 싶어 독일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7.0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