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3년9개월 만에 3100선을 넘긴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다음주 코스피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시의 관심이 정책에서 펀더멘털(기업이익)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코스피 3000선까지 유동성 랠리를 펼친 이후 추가적인 상승은 기업들의 이익 흐름에 달렸다"며 "현재 이익 추정치가 유지된다면 코스피 상단을 3400선까지 열어 둘 수 있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021년 1월7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후 잇따라 3200선까지 내달렸으나 이후 두 달 간 횡보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글로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공조가 소비회복 및 투자 사이클을 촉발하면서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확인되자 코스피지수는 6개월가량 더 상승해 역사적 고점(2021년 6월, 장중 3316선)을 경신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엔 시장이 다시 실적에 집중할 것이고 2분기 실적이 기업들의 주가 조정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조정받은 주도업종을 다시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6조7968억원, 영업이익 6조8238억원으로 1분기 실적(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 6조6853억원)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 메모리 가격이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2분기 원·달러 환율이 지난 분기 대비 내리면서 영업이익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이에 더해 2분기가 스마트폰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운드리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믿을맨'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76조원, 영업이익은 42% 줄어든 6조원으로 추정돼 컨센서스를 밑돌 전망"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부진, 파운드리 적자 및 환율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0조2995억원, 영업이익 8조7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쓰게 된다. 기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은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이익률이 높은) HBM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때문에 이번 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눈높이가 상향되는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결국 컨센서스 방향이 결정한다"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전망치가 올라간 종목일수록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로템 △풍산 △LIG넥스원 등 방산주가 다수 포함됐다. 방산 이외의 기업 중에선 △한화솔루션 △비에이치아이 △일진전기 △한화오션 △한국전력 △롯데관광개발 △스카이라이프 △원텍 △미래에셋증권 △리노공업 등이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