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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계좌까지 동원했는데 2배 됐어요"…개미들 '환호'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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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6월에만 120% '급등'…코스피 상장사 2위
수익 투자자 비율 83%

방산 사업 재조명 받으며 외국인 매수세 몰려
"구조적 성장 가능…구리 가격 상승세도 긍정적"


풍산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방산 부문의 사업 가치가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한 덕이다. K9 자주포, K2 전차 수출이 늘어나면 풍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탄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꾸준히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풍산, 사상 최고가까지 치솟아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풍산은 3.81% 오른 13만6400원에 마감했다. 상장 후 최고가(종가 기준)를 새로 썼다. 주가가 지난달 말 6만2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120% 뛰어오른 셈이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개월 만에 1조7375억원에서 3조8225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장중 기준 사상 최고가는 지난 23일 기록한 14만9500원이다.

주가가 오르자 풍산 투자자들은 기뻐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풍산에 투자한 8753명의 평균 수익률은 56.07%에 달했다. 수익 투자자 비율도 83.41%로 높았다. 한 투자자는 주식 커뮤니티에 "아들 계좌까지 동원해서 매입했다. 올라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눈에 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풍산 주식을 7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가총액이 더 큰 LG화학(741억원), 삼성화재(721억원)보다 순매수 규모가 컸다. 개인은 51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도 2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풍산의 방산 사업 가치가 재조명받으며 주가가 뛰어오른 모습이다. 풍산은 국내 유일 탄약 생산업체다. 올해 초 다른 방산주가 폭등했던 것과 달리 풍산의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이 불거지며 풍산까지 방산주 투자자가 몰린 모습이다. 주변국의 전쟁에 자극받은 중동 국가들이 한국 방산 업체를 찾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풍산 목표가 22만8500원 제시
증권가의 눈도 높아지고 있다. 3개월 전 8만1000원이었던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10만5679원으로 30% 이상 올랐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22만8500원을 제시했다. 기존 목표주가는 9만원이었는데 한 번에 2배 이상 높였다. 목표주가와 2026년 실적을 감안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5.8배로 글로벌 방산업체 평균치(26배)보다 낮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변국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했고, 이것이 국내 방산 업체의 수혜로 이어졌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도 중동 지역의 군사력 강화 수요를 자극해 국내 방산 업체가 수혜를 누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국가가 K9 자주포나 K2 전차를 추가 도입하면 풍산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중동은 유럽과 달리 포탄 제조업체가 없어 K2와 K9이 공급되면 풍산이 탄약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며 "탄약은 소모품이므로 수출 지역이 확대되면 방산 사업은 더욱더 안정적이고,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풍산이 겹호재를 누릴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회사는 구리, 아연 등 비철금속을 소재로 신동 제품을 가공해 판매한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어 대표적인 구리 관련주로 꼽힌다. 아직 풍산의 매출 대부분은 구리 제련 사업에서 나온다. 1분기 기준 신동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75%, 방산은 25%였다.

현재 구리는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관세 부과 전에 미국에서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1만11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평균치보다 10.59% 높다.

최 연구원은 "정광과 금속의 씨가 마르니 3개월 뒤가 아니라 당장 동을 구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 가격이 강하게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또한 풍산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동 부문 판매가에 적용되는 구리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신동 부문 마진은 전 분기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로 14만9000원을 제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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