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쟁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지낸 뒤 언론인으로 전직해 40년을 활약한 빌 모이어스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모이어스는 이날 맨해튼의 한 암센터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모이어스는 1963년 암살당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후임자 존슨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모이어스과 존슨 전 대통령의 인연은 스무살이었던 1954년에 시작됐다.
텍사스에서 대학에 다닌 모이어스가 상원의원이었던 존슨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부터다.
이후 모이어스는 케네디 정권 출범 후 평화봉사단의 설립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존슨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14개 정부 태스크포스를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모이어스의 나이는 30세였다.
이듬해인 1965년 모이어스는 비서실장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존슨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했다.
다만 그는 존슨 전 대통령과 관계가 멀어진 뒤 백악관을 떠났고, 1967년 롱아일랜드 지역신문의 발행인으로서 언론계에 뛰어들었다.
미국 전역을 버스로 여행하면서 직접 청취한 미국인의 목소리를 책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모이어는 공영방송 P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그는 CBS와 NBC에서 수석 기자와 해설가로도 근무했지만 주로 공영방송에서 진행자로 활약했고, 100편에 달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모이어는 80세인 2015년까지 주간 인터뷰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현역 활동을 이어 나갔다.
언론인으로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주제에 천착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2006년에 미국 방송계 최고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