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세곡동 탄천변에 조성된 ‘탄천파크골프장’이 인근 주민들의 새 여가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걷기와 수다, 운동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개장 1년 만에 누적 이용객 3만 명을 넘어섰다.
강남구는 탄천 일대 2만4552㎡(약 7425평) 부지에 27홀 규모로 조성된 탄천파크골프장이 지난해 6월 문을 연 뒤 3만2000여 명이 다녀갔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평일 오전부터 만석일 정도로 시니어들의 호응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탄천파크골프장은 A·B·C 세 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각각 파3~파5 홀로 이뤄졌고, 대부분 평지여서 이동이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준비물도 간단하다. 전용 장갑과 클럽, 플라스틱 공이 전부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70m 거리에서 시작된 파4 코스의 첫 홀. 골프와 스윙 메커니즘이 같다는 말에 힘껏 클럽을 휘둘렀지만 결과는 오비(OB)였다. 홀컵 앞에선 힘 조절이 핵심. 골프 그린과 달리 파크골프 그린은 울퉁불퉁하다는 게 특징이다. 세게 치면 좌우로 튕기고, 약하게 굴리면 짧다. 단순하지만 긴장감이 있는 경기에 함께 코스를 도는 일행들의 표정에도 웃음꽃이 폈다. 권오승 강남파크골프협회 부회장은 “파크골프는 공을 띄우는 게 아니라 굴려야 한다”며 “거리가 멀 땐 과감하게 치고, 가까울수록 밀듯이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남구는 2018년부터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했지만 도심 내 부지를 확보하는 데 곤란을 겪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조직 개편으로 ‘생활체육과’를 신설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성남시와 공군 협조를 받아 복정동 비행안전구역 인접 부지를 낙점할 수 있었다.
구는 실내 파크골프 보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곡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서울시 최초의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인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아카데미’를 개관했다. 조 구청장은 “파크골프장은 고령사회에 꼭 필요한 커뮤니티 공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