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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잘랐더니 주가도 성적도 '불기둥'…'축덕'이 돈 버는 법 [최종석의 차트 밖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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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식 기행 : 독일 프로축구단 BVB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DE : BVB]

지난 26일 한국 대표로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울산 HD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1로 패배하며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2승 1무로 패배 없이 조별리그를 가뿐하게 통과했습니다만 올해 성적은 다사다난했습니다. 사실 도르트문트는 지난 1월초 성적 부진으로 구단 스타 출신인 누리 샤힌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지난해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샤힌은 한 시즌을 채 마치기도 전에 해임됐습니다.

새로 모셔 온 니코 코바치 감독은 한순간에 팀을 변모시켰습니다. 막판 연승으로 10위권 밖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로 끌어올리고 시즌을 마쳤습니다.

도르트문트의 올해 주가도 리그 순위를 따라 급등락했습니다. 작년 9월 3.5유로를 웃돌던 주가는 연초에는 3유로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리그 순위가 점차 상승함에 따라 주가도 점점 우상향하며 지난달에는 4유로를 훌쩍 넘기도 했습니다. 지난 27일 주가는 3.9유로에 마감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에서 유일하게 주식 시장에 상장된 클럽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2000년 11월 상장했습니다.

유럽에는 증권 시장에 상장된 축구클럽이 몇 곳 있습니다.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런던과 뉴욕 증시, 스코틀랜드의 셀틱은 런던 증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와 라치오는 이탈리아 증시, 네덜란드의 아약스는 암스테르담 증시, 포르투갈의 벤피카와 포르투는 리스본 증시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상장사다 보니 과거 주가와 관련된 테러에 연루된 적도 있습니다. 2017년 4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경기를 앞두고 팀 버스가 폭탄 테러당했습니다. 범인은 도르트문트 주식에 대해 풋옵션을 구매했고, 공격 후 주가가 급락할 것을 노리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 했던 것입니다.

1909년에 설립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절대 강자인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입니다. 국내 리그에서 8회, DFB-포칼 에서 5회, DFL-슈퍼컵에서 6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국제무대에서는 1997년 UEFA 챔피언스리그, 1966년 유러피언 컵위너스컵, 1997년 인터콘티넨털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때 이영표, 지동원, 박주호 선수가 이 팀에서 뛰어 한국에도 친숙한 팀입니다.

축구선수 이적 정보 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도르트문트가 2024년 기준 세계 축구팀 평균 관중 순위에서 2위(8만1365명)를 기록했습니다. 1위는 아르헨티나의 리베르 플라테(8만4025명)였습니다.

8만1365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르크는 독일 최대 규모이자 유럽에서 7번째로 큰 경기장입니다. 축구장 수용 인원과 평균 관중 수가 같았으니 매 경기 매진이었던 것입니다.

축구단의 주 수입원은 입장료와 TV 중계권입니다. 스폰서 광고료와 유니폼 같은 각종 상품을 판매해 얻는 수입도 있습니다. 여기에 소속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받는 이적료 수입까지 매출로 포함됩니다.

도르트문트는 2000년대 초반 부실한 재정 관리로 부채가 급격히 늘어 파산 위기에 몰린 적이 있습니다. 2005년 주가가 80% 이상 폭락했습니다. 2006년 홈구장 베스트팔렌 슈타디온도 지역 보험 회사에 명명권이 팔리며 지그날 이두나 파르크로 개명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노력과 2009년 위르겐 클롭 감독의 선임 이후 도르트문트의 성적이 급상승하며 재정도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2010-11시즌과 2011-12시즌 분데스리가 2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2015년에는 증자를 통해 부채를 대부분 갚고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도르트문트는 같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루르 지역을 연고로 하는 샬케04와 ‘레비어 더비’로 유명합니다. 두 팀은 오랜 라이벌로 서포터들 간에 충돌도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는 ‘데어 클라시커’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도르트문트의 지난해(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액은 6억696만 유로, 영업이익은 5088만 유로, 순이익은 4431만 유로였습니다. 이 호실적은 잉글랜드 출신 축구 스타 주드 벨링엄을 레알 마드리드로 팔면서 받은 1억300만 유로의 이적료 덕분입니다. 이적료는 선수 활약에 따른 추가 옵션에 따라 최대 1억 3390만 유로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유망주를 발굴해서 비싼 이적료를 받고 파는 ‘거상’으로 유명합니다. 우스만 뎀벨레를 바르셀로나에 1억4800만 유로, 제이든 산초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8500만 유로에 팔았습니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첼시, 6400만 유로),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날, 6375만 유로), 엘링 홀란드(6000만 유로, 맨체스터 시티) 등도 거액의 이적료로 실적 호전에 큰 보탬이 된 선수들입니다.

도르트문트는 2024년 9월~2025년 3월까지 3분기 동안의 실적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이 기간 전년 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감소하는 등 엇갈린 실적을 나타냈습니다. 상각 전 전 영업이익(EBITDA)은 이적료 수입의 감소에 따라 전년 1억1980만 유로에서 8830만 유로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연결 매출은 경기 운영, 광고 수입, 상품 판매 등 전반적인 증가에 힘입어 3860만 유로(10.9%) 늘어난 3억933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최종석 기자

오늘의 신문 - 2025.06.3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