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
김훈종 지음│도도서가│1만8500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엄격하다. 스스로에게 ‘상’(像)을 부여하고 억지로 밀어붙이다 결국 사달이 난다. 장자가 말하는 오상아(吾喪我, 내가 나 자신을 잃었다)의 경지는 스스로 상을 맺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에게 어떤 상을 맺지 않고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라는 대인춘풍 지기추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인춘풍 지기춘풍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실제로 저자는 세상사에 휘둘리고 흔들릴 때마다 장자를 읽었다. 마음이 시끄럽고 정신이 산란해져 속이 문드러질 것 같으면 장자 구절을 입으로 소리내고 손으로 쓰며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은 세상 풍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저자와 함께 장자를 읽고 필사하는 동안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자아를 아끼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자존감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은 힘든 시간을 살아내는 모두에게 훌륭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생각보다 이상한 경제 이야기
앤 루니 지음│최정임 역│베누스│1만9000원
‘경제 문해력’을 키우면 세상 보는 시각이 바뀐다. 경제는 단순히 돈이 오가는 숫자놀음이 아니다. 인간 심리와 사회적 권력, 정치적 결정이 얽힌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이다. ‘생각보다 이상한 경제 이야기’는 자칫 어렵고 따분할 수 있는 경제 개념들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내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경제학 입문서다.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진짜 ‘경제 문해력’이 필요한 바로 지금 ‘생각보다 이상한 경제 이야기’가 경제의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준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고구레 다이치 지음│명다인 역│갈매나무│1만8500원
저자는 자신의 ‘일에 대한 세계관’을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직장인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와 자신이 존재하는 비즈니스적 가치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사회”라고. 그리고 이 세계관을 실현할 수단이 바로 ‘언어화’다. 결국 언어화는 비즈니스에도 필요하지만 ‘호모 라보란스(노동하는 인간)’로서 인간이 스스로의 가치를 인식하는 데도 필요한 셈이다. 이 책이 리더와 팀원을 막론하고 모든 직장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언어로 인식하게 해주는 마중물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제4의 공간
조현민 지음│쌤앤파커스│1만8000원
지금 우리는 전기차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다. 단순히 기술적 도입과 발전에 집중하는 데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전기차 시대의 사회적·문화적 기반을 다져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전기차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 시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 철학이자 새로운 생활 방식이다. 이제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제4의 공간’이 제시하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며 더 깊은 삶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억만장자의 거리
캐서린 클라크 지음│이윤정 역│잇담북스│2만원
억만장자 거리의 초고층 빌딩은 유명인, 금융업자, 러시아 올리가르히,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등 세계 초부유층의 집인 동시에 세계 최부유층의 투자 수단이었다. 누군가는 억만장자 거리의 권력 구조를 파놉티콘에 비유하고 불평등 시대의 대차대조표라 일컫는다. 이 책은 돈에 관한 이야기다. 마천루의 눈부신 외관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천루를 통해 21세기 뉴욕, 그리고 세계를 움직이는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깊이 있고 날카롭게 그려낸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