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우리 조상은 음력(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든 달력)을 사용해 날짜를 셌어요. 농경 시대에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했죠. 그런데 음력은 계절의 변화와는 잘 맞지 않았어요. 씨를 뿌려야 하는 시기를 음력으로 따지면 어느 해에는 3월, 어느 해에는 4월이 됐거든요. 음력 날짜만으로는 씨뿌리는 시기를 일정하게 알 수 없어 하늘과 날씨를 보고 계절을 짐작해야 했어요. 그래서 해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24개 절기를 만들고 농사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절기는 입춘(立春)을 시작으로 계절마다 6개씩 총 24개가 있어요. 한 절기에서 다음 절기로 넘어가는 기간은 15일 정도 걸립니다. 매달 초순과 하순에 각각 1개의 절기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 6월은 지난 5일이 망종(芒 種)이었고, 21일은 하지(夏至)예요.
음력과 마찬가지로 24절기도 고대 중국에서 유래했어요. 황허강과 베이징을 포함한 화베이 지방의 기후 변화에 맞춰 만든 것이 우리나라로 전해졌대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후와 딱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8월 23일 무렵인 처서(處暑)는 바쁜 농사일이 마무리되고 더위도 누그러든다는 뜻이거든요. 하지만 이것은 중국에 맞는 상황이고,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더운 시기랍니다.

5월 중순의 소만은 ‘작을 소(小)’에 ‘가득할 만(滿)’을 써요. 점차 여름 날씨가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식물이 쑥쑥 자라고, 모든 생명이 잘 자라 가득 찬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에 지난 망종은 벼와 보리처럼 껍질이 까슬까슬한 수염이 달린 곡식의 씨를 뜻해요. 이 무렵 보리를 거둬들이고 모내기를 한다고 해 붙은 이름입니다. 백로와 한로에 쓰인 ‘이슬 로(露)’는 가을철 이슬을 가리켜요. 백로(白露)는 하얀 이슬이고, 한로(寒露)는 찬 이슬입니다. 절기를 잘 이해하려면 한자 공부를 좀 해야겠죠?

by 문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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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
뜻 :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얼었던 대동강 물이 녹고 추위가 누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