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이 어설픈 봉합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의 '일시적 관세 유예'에 중국은 한시적 희토류 수출 허용 카드로 맞불을 놨습니다. 합의를 했다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협상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새 정부의 관세 협상을 이끌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취임 후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승완 기자, 미국과의 본격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의 구상은 뭡니까?
<기자>
당면한 미국과의 관세 협의 과정에서 '당당한 협상'을 통해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협상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내놨는데, 먼저 협상 TF를 통상, 산업, 에너지로 확대 개편해 실용성을 강화합니다.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리 측 실무 수석대표 직급을 현 국장급에서 1급으로 올린 점이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 협상단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점이 강점인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절차에 맞는 협상을 가져가겠다는 각오로 풀이됩니다. 그간 협상을 해오긴 했지만 권한대행 체제였던 만큼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죠.
이를 바탕으로 여 본부장은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측 담당 장관들과 만나서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대한 빠른 속도로 협상에 임하되, 졸속 우려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한구 / 통상교섭본부장 : 어떤 협상에도 일방으로 주는 협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수세적으로 협상을 하기보다는 결국은 협상은 주고받는 거죠.]
<앵커>
여 본부장은 우리 협상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무엇이라 보고 있습니까?
<기자>
여 본부장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분모를 찾아야만 협상 이 타결되고, 두 나라에서의 정치적 수용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미국도 우리나라를 필요로 한다는 거죠.
실제로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제조업의 한국산 제품, 그중에서도 중간재와 자본재에 대한 의존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이 틈을 타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인데요.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한국의 수출을 직접적으로 늘리는 요인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물가로, 현지에 나간 기업들이 운영에 필요한 제품 60%를 한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여 본부장 주장도 눈길을 끄는데요. 취임 전 일본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였는데,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자동차에서의 한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한 거죠.
자동차를 연간 100만 대 이상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를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를 정책 최우선으로 내건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신성장 동력에 집중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