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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박에 들끓는 LA…"노 킹스" 수천명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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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적 침공 허용치 않겠다" 경고에도…'노 킹스' 시위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단속 정책 여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반대 시위가 다른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게 침공당하고 점령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진보 성향 단체들의 저항만 한층 거세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와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이민 단속 정책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뉴욕과 필라델피아, 오스틴,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LA에서만 최소 330명이 체포됐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240여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주 방위군 4000명 투입을 명령했고 9일에는 해병대원 700명 파견도 결정했다.

트럼프는 "시위대 중 많은 수가 바이든 행정부 때 온 이들"이라며 "세계의 감옥과 구치소, 정신병원에서 왔으며 갱단의 수장이었고 마약왕들이었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이어 "LA는 통제되지 않은 이민으로 인해 썩어버린 오물 구덩이"라며 "우리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LA는 몇 달 전처럼 불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 진압을 위해 주 방위군이 투입되자 충돌을 우려한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도심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통행금지령은 일단 하루 동안 실시되지만, 상황에 따라 지속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군 병력 투입에 대해 "미국인들이 트럼프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며 "길거리에서 의심이나 피부색만으로 체포된다면 우리 중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주 방위군 투입을 계기로 반(反)트럼프 정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인디비저블 등 약 200개의 진보 성향 단체들은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는 의미의 노 킹스 시위를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워싱턴DC에서는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를 벌이지 않을 방침이다.

이번 퍼레이드에는 약 6600명의 병력과 150대 이상의 전차, 장갑차 등 군용 차량, 약 50대의 군용 항공기 등이 동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대를 '폭도' '외적' '동물' 등으로 묘사하며 "군사 퍼레이드를 방해하는 어떤 시위자라도 나온다면 매우 강력한 무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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