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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 ICBM, 우주서 포착·요격…'美 골든돔'은 제2맨해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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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
(1) 우주 방산

美 '차세대 방어 시스템' 구축…방산·AI기업 총출동

美,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 체계
AI소형위성 저궤도 2000개 배치
지면을 20개로 나눠 실시간 감시
요격위성·드론으로 직접 타격도

골든돔 프로젝트 핵심은 '양자'
슈퍼컴보다 연산 수만배 빨라
극초음속 비행체 궤도 추적 가능
美, 관련 R&D 4조1000억 투입

미국 워싱턴DC 백악관과 의회의사당을 타깃으로 마하 14(초속 4.8㎞)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쏟아진다. 우주에서 날아온 탄도미사일에 실린 핵이 워싱턴DC 중심부 공원인 내셔널 몰 상공에서 폭발한다. 전자기펄스(EMP) 공격으로 미군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감시·정찰, 지휘·통제 시스템이 마비된다.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이 마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골든 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 등 적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우주에서 포착하고, 요격 위성 등으로 타격하겠다는 게 기본 골자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골든 돔은 우주 기반 요격 체계를 중심으로 지상·공중·해상 무기를 추가로 배치해 미국 본토 위협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적 목표물 상승 단계서 직접 타격
미국의 방산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의 ‘브릴리언트 스웜’ 시스템을 보면 골든 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브릴리언트 스웜은 지구 300~600㎞ 저궤도(LEO)에 인공지능(AI)을 갖춘 소형 위성 2000개를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20개 궤도면에 각각 100개 위성을 배치해 미국 본토로 향하는 미사일을 전부 감지, 초기 단계부터 격추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들 AI 군집 위성은 실시간으로 적의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요격하기 위해 협력한다.

부즈앨런해밀턴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이지스 시스템 같은 기존의 지상·해상 방어를 보완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미 방산 기업 L3해리스 부상
미국의 세계 1위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은 골든 돔 프로젝트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 프로그램이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하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사드, 이지스 시스템을 개발한 곳이다. 제임스 테이클릿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는 “(골든 돔) 출발 신호가 울리면 바로 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요격용 고출력 레이저 무기도 록히드마틴이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방산 대기업은 미 AI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4월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 플랫폼을 자사의 방산 AI 기술 생태계에 연계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록히드마틴의 경쟁사 노스롭그루먼도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I 플랫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새로 부상하는 방산 기업 L3해리스도 골든 돔 참여가 확정됐다. 이 회사는 초정밀 미사일 탐지센서(HBTSS)로 불규칙하게 돌진하는 저공 비행 극초음속 무기를 감지·추적하는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L3해리스 측은 “골든 돔을 위해 최소 40개 이상 HBTSS 위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자기술이 골든 돔 완성
AI와 결합한 양자(퀀텀) 기술은 향후 골든 돔의 ‘두뇌’ 역할을 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시간 미사일 궤적 예측, 요격 타이밍 최적화 등에서 양자 컴퓨터가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보다 최소 수천~수만 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자센서 기반 감시체계는 골든 돔의 조기 경보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와 결합한 양자센서 네트워크는 극초음속 비행체의 궤도 변화까지 추적할 수 있어 골든 돔의 요격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는 비밀 병기다. GPS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자 PNT(위치·항법·시각) 기술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은 위성 없이도 오차 1m 이내의 자율 항법을 가능하게 해 EMP 공격으로 GPS가 무력화된 전장에서도 정확한 위치 추적과 작전 수행이 이뤄지도록 한다.

미국은 양자 기술 연구개발(R&D)에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새로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주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혁신기술개발과장은 “양자 기술은 우주·사이버·지상 전장을 아우르는 통합 방어 플랫폼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한국도 골든 돔 같은 미래 첨단 방어체계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PNT

GPS가 파괴된 전장에서 로봇과 드론을 운용하는 미래 기술. 인공지능(AI)을 완성할 양자 기술(양자 컴퓨터·센서·통신) 중 하나다

김동현/안정훈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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