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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더이상 못버텨!'…美자동차 가격 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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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美자동차 소비자 가격 평균 2.1% 상승
혜택 줄여 관세 우회 대응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폭탄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들이 소비자에 비용을 전가하기 시작했다.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센티브 인하·배송비 인상 등으로 우회 대응하는 모습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5월 미국 신차 권장소비자 가격은 평균 5만96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실제 이탈리아 페라리가 4월 미국 내 판매가격을 10% 올린데 이어 독일 BMW는 지난달 고성능 스포카 'M2' 등 일부 모델의 가격을 4% 올렸다. 미국 완성차 중에선 포드가 멕시코 생산 3개 차종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280만원) 올리기로 했다. 스바루는 지난 5월까지 전체 라인업 가격을 평균 4.2% 인상했다.

일부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주던 각종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우회 대응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에서 신차 인센티브는 신차 가격의 6.7%로 지난해 7월(8.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완성차업체와 현지 딜러가 할인을 비롯해 캐시백·저금리 금융 등을 모든 혜택을 줄인 것이다. 신차를 구입할 때 지불해야 하는 배송비를 40달러가량 인상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는 2026년형 모델이 출시되는 오는 7월 이후를 가격 인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은밀한 가격 인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감수하지 않고 관세에 대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볼보는 2026년형 모델의 미국 차량 판매 가격을 4% 올리기로 결정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도 2026년형 모델에 대해서 3~5%의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일본 스바루는 차값을 1000~2000달러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가격 인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3년 무상 수리를 2026년형 모델부터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즉각 가격을 높이지 않는 건 미국과 세계 각국의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모빌리티는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차 관세가 완화되기를 바라며 가격 정책을 보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발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0일(현지시간) 향후 2년 간 총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생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미국 미시간주와 캔자스주, 테네시주 공장 생산량을 늘려 작년 172만대 수준이었던 현지 생산량을 2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발표는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미국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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