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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대화할 생각 없다" 머스크에 선 그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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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맞은 트럼프·머스크 동맹

머스크, '탄핵 지지' 댓글 지우며
뒤늦게 상황 수습 나섰지만

트럼프 "그와는 끝난것 같다"
'머스크 손절' 기조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최측근으로 꼽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 자신의 SNS 댓글을 삭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손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NBC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아니다”고 답했다.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는 다른 일로 너무 바쁘다”며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무례하게 행동했다”며 “매우 나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추진 중인 예산안에 반대한 머스크가 이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의 낙선을 유도하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감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전폭 지지하며 선거 자금을 지원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돼 정부 지출 삭감을 주도하며 핵심 실세로 활약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담은 예산안에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두 사람 간 균열이 표면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머스크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공개 비판했고, 머스크는 SNS에서 트럼프 탄핵 지지 의사를 밝히며 정면충돌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측근들과의 통화에서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라고 지칭하며 그의 언행이 약물의 영향일 수 있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날 공개 설전을 계기로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파국을 맞았지만 이전부터 양측 간 균열은 깊어지고 있었다고 했다. 백악관에서는 머스크의 일방적 정책 추진 방식에 불만이 쌓였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점차 거리를 두다 최근 갈등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2월 머스크가 이던 정부효율부가 연방정부 전체 직원에게 ‘최근 1주일간의 성과 다섯 가지를 보고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생겼다. 고위 당국자조차 이 지시를 사전에 알지 못해 행정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갈등이 머스크의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 등 미국 정부기관이 머스크가 소유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대안을 찾아나섰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충돌 이후 정부 관계자들이 로켓랩, 스토크스페이스, 블루오리진 등 민간 우주기업과 접촉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각 기업의 기술 개발 단계와 함께 언제부터 정부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7일 논란이 된 댓글을 삭제하고, 스페이스X가 참여 중인 NASA 프로젝트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과 연방 정부가 체결한 계약에 대해 “내게 철회 권한이 있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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