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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에 '대선 총괄' 강훈식…'미국통' 위성락, 실리외교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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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선…초대 대변인엔 강유정 임명

3선 강훈식, 李 캠프 브레인
"대통령에 격의없이 의견 전달"

위성락, 보수·진보정권 모두 거쳐
"국익 지킬 중도·실용외교 수립"

3명 의원직 포기하고 대통령실行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후 첫 대통령실 인선을 단행하면서 현역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을 차출했다. 국회의원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려면 의원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역대 정부에서는 현역 의원의 대통령실 차출을 최소화했다. 이 대통령이 현역 의원 3명을 동시에 대통령실 참모로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우선적으로 참모로 임명해 빠르게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명 캠프의 브레인 강훈식
이재명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당내 대표 전략통으로 불린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주류를 이루는 진보진영 내에서 강 신임 비서실장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대표 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첫 1970년대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국내 최초 인터넷 정당인 ‘정정당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이해찬 전 대표 등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에게 중용됐다. 삼수 끝에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초선 때부터 당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전략기획위원장으로도 임명된 적이 있다.

이번 대선에선 이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종합상황실장은 전반적인 선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관리하고, 각 조직과 실무 라인 간 조정을 총괄하는 선대위의 ‘두뇌’다. 이 대통령이 그를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뛰어난 정무 감각과 소통 능력을 강 비서실장의 강점으로 꼽는다. 여권 관계자는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격의 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당내 인사”라고 설명했다. 측근으로부터 솔직한 말을 듣는 것을 선호하는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다. 당내에선 강 비서실장이 의원직을 포기하고 비서실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용외교 전략가 위성락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을 총괄하는 안보실장으로는 외교부 관료 출신인 위성락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2022년 20대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 때도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을 총괄했다. 선거 캠프에서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여 년간 외교부에서 북미 전문가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리 외교’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위 신임 안보실장은 평소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국익을 지키기 위한 중도·실용적인 외교정책이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을 대하는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그의 이런 소신은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에 그대로 담겨 있다.

위 안보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김영삼 정부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실 행정관, 주미 대사관 참사관, 김대중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 보좌관, 노무현 정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명박 정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냈다. 주러시아 대사를 끝으로 외무부 근무를 마쳤다.

이후 서울대 외교학과 객원교수 등을 지내다 민주당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유정 의원을 대변인으로 지명했다. 강 대변인은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문화 전문가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직후 원내대변인에 발탁됐다. 강 대변인은 방송 출연과 언론 기고로 잘 알려졌다.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을 맡을 정도로 영화계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대선 때는 공보단 현장대변인도 맡아 이 대통령과 함께 전국 유세장을 누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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