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농민운동의 배경에는 부패한 관리의 횡포 외에 한 가지 숨은 원인이 더 있었습니다. 농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한 기상 이변입니다. 1894년은 조선 역사상 손꼽힐 만큼 큰 가뭄이 든 해였어요. 한양의 여름(6월 하순~9월 초순) 강수량이 88㎜에 불과했는데, 이런 극심한 가뭄은 농민들에게 치명적이었어요. 여름철에 비가 오지 않으니 논에 심은 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흉작이 들 수밖에 없었고, 이는 백성들의 식량 부족과 기근으로 이어졌어요.
1894년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에는 가뭄, 홍수, 폭설, 우박, 한파, 이상 고온 등 자연재해와 이상기후가 반복적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16~18세기는 ‘소빙하기’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추웠는데, 여름에 눈이 내리거나 8월에 냇물이 얼 정도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어요. 또 큰비와 홍수, 가뭄 등으로 인해 흉년과 기근이 자주 발생했어요.
오늘날에도 날씨와 기후는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요. 동학농민운동 같은 역사적 사건의 배경에도 기후의 영향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