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CN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S&P 캐피털 IQ 자료를 인용해 ASML의 시총이 지난해 7월 4295억 달러(약 594조원)에서 최근 2970억 달러(약 410조원) 아래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1년 사이 180조원이 넘는 가치 하락이다.
ASML은 유럽 증시에서 지난해 7월 12일 종가 기준 1002.2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AI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압력 속에 하락세를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란까지 겹치며, 지난 5월 7일에는 주가가 550유로까지 하락, 고점 대비 45%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수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종가 기준 660.8유로까지 반등하며 상호관세 발표 전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투자은행 오도BHF의 스테파네 후리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체 반도체 장비 업종이 영향을 받았다”며, “AI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와 함께 트럼프식 관세 논의도 주가 하락의 복합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무역 합의에 이르면 불확실성이 해소돼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최근 주가 흐름은 부진했지만, 투자기관들은 ASML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779유로로, 현재 주가 대비 17%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웰스파고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2025~2026년 ASML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다시 성장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인텔 등 주요 고객사들이 이미 관련 장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