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거절되는 건 아니겠죠?"…美 유학생들 '날벼락'

주한 미국대사관이 유학 신청자의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 진행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미 국무부가 유학 신청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심사 도입을 위해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한미국대사관도 담당 업무를 중단한 것이다. 다만 관광 비자 인터뷰는 정상 진행 중이다.

복수의 유학원과 유학 신청자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주한 미대사관의 온라인 비자 신청 시스템에서 F(학생)', 'M(직업 훈련)', 'J(교류)'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 일정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시스템에서 희망 인터뷰 일정을 선택해 대사관에서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시스템이 운영됐다. 다만 이미 예약된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인터뷰 일정 신청을 위한 별도의 방법을 안내하진 않고 있어, 사실상 해당 비자의 신청 자체가 막힌 상황이다. 'F 비자'는 미국 대학에 유학이나 연수를 가기 위해 받아야 하는 비자다. 'M 비자'는 미국 교육 기관에서 직업 관련 수업·실습에 참여하는 경우 받아야 하는 비자다. 'J 비자'는 교육·예술·과학 분야 교류를 위한 교환 방문자의 비자로 연구자·학생 등이 발급 대상이다.

앞서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SNS 심사·검증 확대'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영사 부서는 별도의 추가 지침이 담긴 별도 전문이 발표될 때까지 학생 및 교환 방문자 비자 인터뷰 일정 추가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서명한 외교 전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유학을 원하는 외국인 학생에 대해 비자 발급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SNS 활동을 심사함으로써 사상 검증을 확대하고 심사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NS 심사·검증이 어떠한 기준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학생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를 조사해 반(反)유대주의 성향 여부를 살펴볼 것을 지시한 바 있어 미국의 안보 위협 요인과 관련된 내용을 '검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출국을 준비하던 연수생 및 유학 준비생 당사자나 부모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출국을 앞둔 마당에 비자 신청이 전격 중단되면서 혹시 입국 절차에 지장이 생겨 다음 학기 일정을 맞추지 못할까 불확실성을 느끼면서다. 이미 비자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입국이 거절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유학업체들에선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미국 유학을 준비중인 한 누리꾼은 "이번주에 DS160 작성을 마무리 하고 신청하려고 했는데 날벼락"이라며 "나중에 인터뷰가 재개되더라도 인터뷰 예약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당장 입학을 앞둔 자녀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다른 누리꾼들은 "8월에 가을학기 시작이라 한달 전에 출국하려고 하는데 F1 비자 입국심사 유턴되는 경우도 있나"라며 "비자가 미국 입국 보장하지는 않는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내놨다. 유학생 커뮤니티에선 ‘문제가 될 수 있는 게시물 사례’ 등을 공유하며 향후 미 정부의 SNS 심사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