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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5만6000원→7000원…빽다방이 손 안 뗀 이유 '반전'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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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분의 1토막 회사 갔더니…맥도날드와 빽다방도 접수

'포스·키오스크 빅5' 포스뱅크
은동욱 대표, 올 최대 실적 도전

"美 주문 30% 증가로 1000억 매출
서빙 로봇, 내년 3월 양산 체제로
배당 긍정 검토…자사주 매입 고민"

증권가 "목표가 8500원 가능"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10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호텔·식당 서빙 로봇을 개발 중에 있는데, 하반기 시제품이 나오고 내년 3월 출시 예정입니다. 사업 다각화와 공격 M&A(인수합병)로 제2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1969년생)는 지난 5일 기자와 만나 중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POS(Point Of Sales·물품·서비스를 판매한 시점에 판매정보를 실시간 집계하며 각종 사무처리·경영분석 기능까지 포함한 디바이스)와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글로벌 빅5 회사다. B2B(기업 간 거래) 중심 기업으로 제품 설계, 기구 개발, 회로 설계, 생산 등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의 협력을 통해 수출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맥도날드·자라·빽다방 등에 POS·키오스크 납품
중간 도매상(에이전트)을 통해 POS와 키오스크를 납품하는데 최종 고객사는 (해외)맥도날드, 타코벨, 던킨, 파파이스, 자라, 더 치즈케이크 팩토리, (국내)이디야커피, 빽다방, 메가MGC커피, 투썸플레이스, 이마트24, 탑텐 등이 있다. 외식업 및 소매 유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고객 맞춤 제품을 유연하게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80개국에 판매채널을 보유했고 특허 및 지적재산권은 작년 4분기 기준 186건에 달한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08에 있다.

2003년 9월 29일 법인 설립했는데, 이듬해 KT와 POS 시스템 사업 협약을 맺는다. 2012년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2022년엔 오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24년 1월 코스닥 상장하고 평택 공장 신규 투자를 진행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은 대표는 “고사양 POS 신제품 ‘포지드(FORGED)’ 출시와 ODM 수출 확대로 올해 첫 1000억원 매출에 도전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미국에서 주문량이 30% 늘고 있고 독일 대형마트와도 POS·키오스크 납품 협상 중이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포지드의 경우 대리점 납품 단가는 1000달러가 넘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제품으로 보고 있다. 북미와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이익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지난 4월 자율주행 로봇 기업인 알지티(RGT)에 20억원을 투자해 서빙 로봇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며 “일본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시제품을 만들고 내년 1월 글로벌 전시, 같은 해 3월 본격 양산 계획이다.

평택에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가 있는데 7~8월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기존 28만대(POS·키오스크)에서 40만대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3D 엑스레이 테스트·클린룸 공조 시설이 포함되어 있고 생산 수직계열화에 따른 효율적 품질 관리와 납기 준수 및 원가 관리를 기대하고 있다.

PCI 무선 결제 단말기(신용카드 및 기타 결제 정보를 처리하는 기기)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기기는 POS에 결제 단말기가 연결된 형태로 메뉴 주문 후 카드 거래를 포함한 애플페이·삼성페이·네이버페이 등 모든 결제 수단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가 되는 장점도 있다.

은 대표는 “PCI 결제 단말기의 경우 신제품 모델마다 약 20억원의 투자 비용이 투입되는데, 국내에서 최초로 글로벌 공략 모델을 개발 중이다”며 “기존 POS 시장보다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성을 고려할 때 수익성을 높여줄 효자가 될 상품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PCI는 글로벌 결제 데이터 보안 인증으로 대형 고객사들이 포스뱅크 기술력을 믿고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게끔 투자를 요청해 시장 요구에 맞춰 결단을 내렸다. 대만 경쟁사(Flytech, 파지플렉스, FEC, 파트너텍)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경우 기술 엔지니어도 수십 명 보유한 포스뱅크의 PCI 단말기를 찾는 수요처가 늘어날 수 있다. 임흥준 부사장은 “5년 이상 준비한 사업이고 하반기 관련 제품들을 하나둘 선보이면서 내년부터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인력 채용으로 작년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1분기 매출 212억원(전년 대비 47.2% 증가), 영업이익 5억원(흑자전환)으로 올해 사상 첫 10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9.48%로 영업이익은 80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 중소기업인데 매출의 70~80%가 해외에서 나온다. 글로벌 탑티어 3위 ODM 고객사와 거래 중이고, 미국 법인은 현재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은 대표는 “기존 POS 및 키오스크 제품군 외에도 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KDS), 테이블 오더 시스템, 모바일 결제 단말기 등 외식업 환경의 효율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신규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고사양 하이엔드 POS에 대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프리미엄 리테일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힘주고 있다. 그는 “POS 및 키오스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운영 연동성과 현장 맞춤형 설계를 강점으로,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시장 유통망이 결합된 새 수익원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뱅크의 하드웨어와 지분투자사 알지티의 소프트웨어(SW)가 시너지가 나면 산업용 청소 로봇, 시큐리티 로봇 등 인공지능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를 장착한 로봇은 본인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해서 매장을 이동하거나 일 처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 “글로벌 고객사들과 ODM 협업을 통해 각국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을 신속 제공하며, 북미와 유럽 등 성숙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동남아 및 중남미를 중심으로 신규 파트너 발굴과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해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고, 중장기로는 ODM 기반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이로 인해 지역 다변화와 수출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포스뱅크의 제품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내구성이 좋아 최소 10년 이상 써도 고장이 안 나고, 설령 불량이라도 바로 공장 라인을 세워 제품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파악 후 고객에게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뱅크의 제품 불량률은 0.04%라고 한다. 경쟁사들은 1~3% 수준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POS 세계 시장은 2020년 193억달러에서 올해 385억달러로 연평균 15%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오스크 시장은 2021년 226억달러에서 2028년 510억달러로 연평균 12% 성장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제품 수요 급증과 개발도상국 POS 사용 법제화에 따른 시장 확대 영향이다.

최고가 대비 87% 폭락 … “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긍정 검토”
작년 1월 29일 코스닥 상장했는데,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7050원으로 상장일 고가(5만6300원) 대비 87.48% 폭락했다. 사실상 10분의 1 토막이다.

작년 1월 진행된 1월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839.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IPO(기업공개) 스타’를 예고했었다. 당시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3000원~1만5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8000원으로 확정됐고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에서 1397.07대 1의 경쟁률로 청약 증거금만 2조3592억원이 모여 상장 후 꽃길을 예고했다. 하지만 투기 세력이 몰리며 상장 첫날 5만6300원을 터치한 후 1년6개월간 하락세다. 그나마 위안인 건 지난 4월 9일 연중 최저가(5480원)를 찍은 후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1분기 기준 개인 투자자도 2만5000명에 육박(2만4312명)하고, 상장 후 계속된 주가 폭락을 지적하자 “올해 흑자가 나면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답했다. 또 “주주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기에 적당한 시점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 주식 수는 964만1010주로 은 대표(지분 23.39%) 외 특수관계인 11인이 지분 32.4%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5.1%로 사실상 유통 물량은 60%가 조금 넘는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60억원, 유형자산 217억원 있다. 시가총액(680억원)에 육박한다. 부채비율 23.51%, 자본유보율 1433.29%로 재무 상태는 우량하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1분기 실적 개선과 북미·유럽 중심의 고른 성장세다. 다만 美·中 관세 전쟁 등 고객 구조 변화 땐 신규 영업비용 증가 등 변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는 “현재 전환사채, 신주 발행, 실적 쇼크 등의 악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은 대표는 “만 65세까지 열심히 뛸 계획이다”며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 2030년 1조원 매출 꿈을 안고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5년 내 글로벌 POS 및 키오스크 제조사 빅3에 진입할 것이다”며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기술 파트너로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올해 유럽 법인 설립에 이어 하반기 일본 직진출, 두바이 공동물류센터(KOTRA와 운영)에 이어 현지 거점을 마련해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법인을 만들면 영업력이 강화돼 매출이 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열정페이’로 일하다 400만원으로 창업 … IMF 때 억소리 나는 부도 어음만
대구 계명대학교 철학과 출신인 그의 사회생활 첫발은 학내 컴퓨터 매장이었다. 돈도 안 받고 이른바 ‘열정페이’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원했다. 당시 컴퓨터 수리를 했지만, 사장이 점심도 안 줘서 배곯는 때가 몇 번 있었고 심지어 사장 점심도 사주며 IT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는 1994년 대학교 3학년 재학중(당시 25세)일 때 어머니 지인 400만원을 빌려 창업에 나선다. 당시 서진시스템으로 출발했는데 컴퓨터를 납품하고 유지 및 보수하며 SW 교육 등 IT 관련 사업을 죄다 했다.

젊었을 때 나이에 비해 돈을 너무 많어 걱정이 컸지만 IMF 사태로 ‘억’소리 나는 부도 어음만 손에 쥐게 된다. 당시 코너에 몰려 최악의 선택을 할뻔 했지만 채권 추심하러 온 은행원과 거래처 사장들이 은 대표의 성실함에 용기를 북돋아 줬고 채무액이 탕감돼 한숨 돌렸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2003년 9월 29일 직원 10여 명과 본격 창업에 나서는데 금융위기 등 가까스로 넘기며 인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복리후생에 대해 노력한다고 한다.

158억원 주식 부자인 그에게 청춘들을 위한 인생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시간이 결국 무기다”며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쉴 땐 과감하게 쉬면서 당시의 당신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월급 받으면 쓸 만큼 쓰고, 자기 계발에도 투자를 하란 얘기다. 또 “시키는 일만 잘하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니다”며 “본인이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세부적인 목표를 세운 후 이루면 그 성과는 엄청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가 폭락을 또 지적하자 “1만8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됐는데 생각보다 높게 되서 놀라기도 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주를 의무보유확약 없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단 며칠 만에 2~3배의 수익을 개인이 아닌 기관들이 먹는 구조다”며 “이 근본적인 IPO 제도를 손질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특히 “유상증자나 신주 발행은 당분간 계획이 없다”며 “주주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글로벌 영업에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ARIS) 대표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중소형 레스토랑, 카페 등 외식업은 물론 편의점과 마트 등 소매 유통업에서도 폭넓게 활용되는 제품이 많은 만큼 포스뱅크는 일반인에게도 친숙하다”며 “평택 신공장에 자동 생산 라인을 구축했고, 7월 중 공장 증축으로 생산 능력 확대가 실적 증가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기업 체질 개선과 유럽·남미 등 활발한 영업 활동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낮은 시가총액(680억원)으로 거래량이 부족하고, 상장 후 공식적인 IR 활동이 미흡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해외 수출 증가로 올해 영업이익은 80억원대 중후반도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목표주가는 8500원을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현 주가 대비 20.57%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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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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