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선 기간 후보들의 수도권 공들이기가 눈에 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된 후 지난 14일간 수도권을 찾은 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7일(50%), 김문수·이준석 후보 각각 9일(각각 64%)로 나타났다. 특히 그중에서도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각 5일과 6일을 서울에 보내 가장 많은 날을 보냈다.
이렇게 후보들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충청권 못지않은 스윙보터적 성향, 50%를 넘는 인구수가 있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4번으로 나눠 보수·진보 편에 섰다. 13~14대에는 보수, 15~16대는 진보, 17~18대는 다시 보수, 19~20대는 다시 진보 등 10년에 한 번씩 다른 정당 쪽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례를 종합하면 8번의 대선 중 경기와 인천은 각각 7번, 서울은 5번의 대선 승리자를 맞췄다. 경기도와 인천에서 표를 몰아준 후보가 낙선한 것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사례가 유일하다.
그간 인천과 경기는 선거마다 표심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성이 함께 나타났지만, 서울은 13·14·18·20대 대선 등에서는 인천·경기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이중 지난 20대 대선 때를 제외한 13·14·18 대선에서 서울은 민주당 계열 후보를 더 지지하기도 했다.
13대 대선과 19대 대선의 경우는 보수 정당이 분산돼 이를 합산하면 민주당 계열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높았지만, 단일 정당으로는 민주당 전신 정당의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다.
특히 13·14·18대 대선 때 서울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13·14대 김대중 후보, 18대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우세했지만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권 인사가 당선됐다. 반면 20대 대선 당시 인천·경기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섰으나, 서울에서 우세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이 된 바 있다.
경기도는 13대 때 13%에 불과했지만 17대 때 21.8%로 20%대를 돌파, 이번 대선에서는 2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14대 대선까진 5%를 못 넘던 인천은 이번에는 5.9%로 6%에 가까워졌다.
차기 대통령이 해결할 일 중 민생경제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각종 여론조사를 감안하면 수도권 경제 상황과 맞물려 표심이 정해질 소지가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에서 승리한 데에는 서울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요인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거셌던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 구조상 중요도는 떨어지긴 하지만, 서울은 참정률이 경기·인천에 비해 높아왔던 것이 또다른 변수다.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는 최근 서울과 인천의 각종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전국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낫다고 보고 작으면 나쁜 것으로 해석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