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4월에는 외국인이 22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한 19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순매도 규모는 9조3552억원이다.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수급 복귀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8일엔 달러당 1479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원화의 가치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 외국인에게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의 매력이 높아진다. 자산 가격과 별개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도 한국 주식시장은 원화가 강세일 때 외국인 수급이 유입돼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며 “관세 불확실성 해소로 수출이 회복돼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원화까지 강세를 나타내면 외국인에게 국내 증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순매수 행진이 이어진 지난 7일부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수 규모는 959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15.21%나 상승해 20만원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지역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바이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하는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시가총액과 비교해 외국인의 순매수가 가장 적극적인 종목은 에이피알이다. 8거래일간 순매수 규모는 1297억원으로, 지난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4조2317억원)의 3.06% 수준이다. 미용기기를 만들어 파는 에이피알은 최근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외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2964억원), LIG넥스원(1211억원), HD현대미포(1209억원), HD현대일렉트릭(1194억원), 삼양식품(1084억원) 등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을 전반적으로 보면 성장산업보다는 성숙산업의 비중이 크다”며 “매출과 이익보다는 영업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ROE), 현금흐름의 개선 여부가 외국인 매수 확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과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ROE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작년보다 각각 2%포인트 이상 개선되고, 현금흐름의 현금유입액이 작년보다 더 많은 종목은 모두 19개다.

디어유는 영업이익률이 작년 33.95%에서 올해 43.98%로 10.03%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추려진 종목 중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가장 크다.
교촌에프앤비의 ROE도 기존 1.19%에서 18.15%로 대폭 확대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지역본부의 직영 전환을 완료한 영향으로 1분기에 30%대 초반의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며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더해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