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칼은 지난 12일 2대주주인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종전 17.44%에서 18.46%로 늘렸다고 공시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20.13%)과 호반그룹의 지분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줄어들면서다. 이번 한진칼이 사내 기금에 자사주를 출연하면서 호반그룹과의 지분 격차는 약 2.3%로 다시 벌어졌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을 더해 약 46%를 확보한 상황이어서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LS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입을 통해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직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진칼 보통주와 우선주는 13~14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정규장에서 한진칼 보통주는 17% 급락한 1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칼우는 15.8% 급등한 4만4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한진칼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반면 한진칼우에는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한진칼우같이 시가총액이 작은 우선주는 많은 자금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주가를 쉽게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칼 시가총액은 8조3453억원에 달하지만 한진칼우 시총은 240억원에 불과하다. 한진칼(6676만2279주)과 한진칼우(55만6766주)의 상장 주식 수 차이도 크다.
한진칼우가 이상 급등세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3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을 때도 의결권이 있는 한진칼 주가 상승률보다 의결권이 없는 한진칼우 상승률이 더 높았다.
류은혁/김보형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