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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생체실험' 증거 또 나오나…'마루타 부대' 대원 명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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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마루타 실험'으로 알려진 일본군 731부대 외에도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부대가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731부대는 괴뢰 정부 만주국에 상주한 일본 육군인 관동군 소속 생화학 부대로, 세균전을 위한 생체실험을 벌인 것으로 악명 높은 부대다. 731부대에서는 실험 대상에 동원한 인간을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로도 불렀다.

15일 아사히신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등을 한 일본 육군의 생화학 부대 가운데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있던 1644부대(중중국 방역급수부)와 8604부대(남중국 방역급수부)의 대원 명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명단은 일본 국립공문서관이 후생노동성에서 넘겨받아 보관 중이었고, 대원들의 이름과 주소 등이 적혀 있다.

731부대 외에 일본군 생화학 부대 관련 자료가 정리된 공문서 형식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31부대의 부대원 명단과 조직 구성 등을 담은 문서도 앞서 2023년 7월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부대는 각각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배치됐으며, 특히 1644부대는 중국 각지의 방역급수부 부대 중에서도 731부대를 잇는 유력한 부대로 여겨졌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명단을 열람한 니시야마 가쓰오 사가의과대 명예교수는 "731부대에서 세균전 연구를 한 대원들을 1644부대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세균전 부대 간 연계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증언 등을 통해 추가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새로 확인된 명단은 1644부대 대원의 후손 다케가미 가쓰토시(77)가 니시야마 교수에게 제보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의 아버지는 '중중국 방역급수부'에 복무했고, 일본군이 페스트균과 콜레라균을 공중 살포한 작전에도 참여했으며, 전쟁 중 가장 낮은 '2등 간호병'에서 '위생 중위'로 진급했다.

가쓰토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후 80년이 지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면서도 "1644부대가 한 일이 미궁에 묻히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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