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14만6130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16만9733가구)보다 13%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5년 전인 2021년 공급량(20만993가구)보다 27.2%(5만4000여 가구) 줄어든 수준이다.
문제는 주택 공급이 앞으로 감소할 일만 남았다는 점이다. 3년여간의 공사비 인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 등으로 멈춰 선 사업장이 부지기수다. 당장 내년부터 수도권 준공 물량이 급감해 올해 하반기부터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이 먼저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시급한 상황에서 대선 후보의 주택 공급 대책은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모두 떨어진다는 게 대선 공약 검증단의 공통된 평가다.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이 후보의 공급책도 마찬가지다. 은퇴자 도시 조성 등 특화 공급 계획을 함께 제시했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은 없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공임대를 늘리려면 개발 과정에서 이익을 어떻게 보전해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원과 택지 부족으로 공급 확대에 대한 실현성이 의문”이라며 “공공 주도의 공급 한계로 민간 공급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 후보가 내세운 ‘3·3·3 청년주택’(결혼 3년, 첫째 3년, 둘째 3년 등 총 9년간 주거비 지원)과 ‘청년, 신혼, 육아 부부를 위한 주택 매년 20만 가구 공급’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후 주거가 중요한 때 청년으로 주택 공급이 과도하게 쏠렸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전용면적 59㎡ 물량을 집중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은 “가장 현실적인 제안이고 지방 미분양이나 도심고밀개발 제안 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정책의 세부 실행 정보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세제와 관련해선 김 후보가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를 밀고 있다. 비수도권 주택의 취득세 면제도 다른 후보와 차별화한 포인트다. 이준석 후보는 생애주기 맞춤형 주택 세금 감면을 선보였다.
대선 후보들은 시장 정상화의 걸림돌인 지방 미분양 해소, PF 대출 재개 등과 관련한 처방전은 내놓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로봇 활용, 모듈러 주택 공급 같은 신산업 육성 방안도 찾아볼 수 없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시장은 공급 부진과 양극화, 대내외 여건 악화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후보들이 어느 지역에 어떤 수요자를 위한 주택을 어떻게 얼마나 공급하겠다는 구체적인 부동산 공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은지/유오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