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파에 전국 아파트값이 재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과 용산 인근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달 0.06% 하락했다. 하락을 거듭하던 전국 집값은 서울시가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며 전달 보합을 기록한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재차 떨어진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0.33%에 그치며 전달 0.8%에서 반토막 났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성동구가 0.59%로 가장 많이 올랐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0.54%)·서초구(0.53%)·송파구(0.47%)·용산구(0.44%)도 상승 폭은 전달보다 줄었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성동구는 금호·옥수동 등지에서 신고가가 쏟아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동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는 매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난달에만 5건의 신고가 거래를 썼다.

인근 '래미안하이리버'도 전용 84㎡에서 △16억6500만원(11층) △16억7700만원(5층) △16억9000만원(16층) 등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신고가를 쏟아냈다. 옥수동 '이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또한 전용 59㎡가 18억5000만원(7층), 18억9000만원(11층)에 팔리고 전용 84㎡가 21억9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세 차례 신고가를 썼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으로 갈아탄 응봉동 '대림1차'도 △전용 75㎡ 15억5000만원(14층) △전용 114㎡ 18억원(14층) △전용 126㎡ 20억원 등 5건의 신고가 거래가 체결됐다. 서울시가 3월 24일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투자 수요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지방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물이 적체되며 전국 집값이 하락했다"면서도 "서울과 수도권 소재 신축·재건축 예정 단지 등에 대해서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도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은 지난달 0.11% 올랐는데 강동구(0.31%)와 영등포·동작구(0.22), 양천구(0.16%), 용산구(0.15%)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서울 월세도 0.1% 상승했다. 중구(0.22%)와 용산·영등포·송파구(0.21%), 종로구(0.2%), 마포구(0.14%), 동작구(0.13%) 등의 순이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