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 따라 27~39% 사이에서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모든 조사에서 50%내외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독주하는 가운데, 김 후보 지지율에 따라 '20%포인트 이상 참패' 예상부터 '한자릿수대 격차로 경쟁'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양상이 나온다.
22%p차 패배부터 8%p차 접전까지
1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27%로 나타났다. 49%를 얻은 이 후보와의 격차는 22%포인트에 달했다. 지난 주 NBS 조사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확보했던 23%의 지지율을 당시 12%였던 김 후보가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
NBS 조사에서 김 후보가 얻은 지지율은 같은 날 뉴스토마토·토마토미디어와 KPI·리서치뷰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각각 35.9%, 36.6%로 나타난 것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 후보와의 격차도 각각 16.4%, 14%포인트 등으로 NBS 조사에 비해 적었다.
최근 공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의 지지율과 이 후보와의 격차는 천차만별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31%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 후보(51%)와의 격차는 20%포인트에 달했다.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33%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반면 폴리뉴스·한길리서치 조사에선 39.2%를 얻은 김 후보가 47.4%를 얻은 이 후보를 8.2%포인트 차로 좁히는 모습이 나왔다. 지난 13일에도 아시아투데이·한국여론평판연구소 조사에서 김 후보는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47%)와의 격차는 8%포인트였다.
ARS vs 전화면접
김 후보가 35%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조사의 공통점은 모두 무선ARS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정치 고관여층이 응답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방식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받아도 바로 끊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관여층 응답자가 많다보니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적게 나오고, 지지층이 결집하기 쉽다는 점이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후보가 27%의 지지율을 얻은 NBS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면접조사다.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형식이라 정치에 큰 관심이 없어도 바로 끊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31%(갤럽), 33%(엠브레인퍼블릭)가 나온 조사도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ARS 방식과 전화면접 방식의 차이는 실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좁혀지는 것이 보통이다. 정치 저관여층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에 대한 관심을 늘리기 시작해 무선 ARS에도 잘 응답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