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 주가가 상장 후 처음으로 5만원을 돌파했다. 캐릭터 '티니핑' 열풍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돼 투자자들이 몰렸다. 올해 연간 흑자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AMG엔터는 상한가인 5만800원에 마감했다. 3만9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4만원대를 횡보하던 SAMG엔터는 실적 발표 직후 5만원선을 돌파했다. 5만800원은 2022년 12월 상장 이후 최고가다. 2024년 5월 14일 종가는 1만3110원이었다. 1년 만에 주가가 약 4배로 뛴 셈이다. 시가총액도 1000억원대 초반에서 4456억원으로 불어났다.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티니핑 영화 개봉할 때 500만원어치 주식을 샀는데, 상한가에 모두 팔았다. 아반떼 한 대 뽑았다"며 기뻐했다. 아반떼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 8월 '사랑의 하츄핑' 영화 개봉 당시 SAMG엔터의 주가는 1만원대 초반이었다. 당시 500만원을 투자해 전날 상한가(5만800원)에 매도했다면 차익은 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개인 투자자들은 SAMG엔터를 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억원, 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호실적이 '큰 손'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SAMG엔터의 1분기 영업이익은 63억원이다. 증권사의 예상치 3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357억원으로 41% 늘었다.
지식재산권(IP) 티니핑은 이를 활용한 상품이 뜨거운 인기로 부모 지갑을 연다는 뜻에서 '파산핑'(파산+하츄핑)이란 별명도 얻었다.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로도 제작된 '사랑의 하츄핑' 흥행 후 SAMG엔터는 IP를 활용한 제품을 한층 다양하게 선보였다. SAMG엔터는 현대자동차, 기아타이거즈, SM엔터테인먼트, 데브시스터즈와 협업하며 라이선스 활용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1분기 라이선스 매출은 7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1분기 해외 매출액은 약 11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캐치! 티니핑' 시즌4와 '메탈카드봇' 시즌2가 흥행에 성공한 덕이다. 일본 역시 지난해 10월 일본 주요 도시 약 1200여 개 매장에 '캐치! 티니핑' 시즌2 MD 판매를 개시하며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고, 팝업 등 유명 행사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현지 팬덤을 확장 중이다.
김수훈 SAMG엔터 대표는 "캐치! 티니핑, 메탈카드봇 등 회사의 주요 IP들의 고른 브랜드 가치 상승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통망, 플랫폼 시스템 구축 등의 효과로 전체적인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올해는 회사의 글로벌 확장과 타깃 연령층 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원년"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SAMG엔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74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6억원을 제시했다. 1분기 실제 영업이익이 63억원으로 추정치를 크게 웃돈 만큼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K-TRON'(가제) 프로젝트는 향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K-TRON은 SAMG엔터와 LG유플러스·하이지음스튜디오가 준비하는 K-로봇 실사판 드라마다. 2026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K-TRON'이 '한국판 트랜스포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타깃도 어린이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까지 해제 기대감도 있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