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 레이스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보수 텃밭’인 부산·경남(PK) 지역을 일제히 방문했다. 전날 대구·경북(TK)을 찾은 데 이어 비슷한 일정을 소화하며 유세를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 산업은행 대신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을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우주항공청과 두산에너빌리티 공장 등 산업 현장을 둘러봤다. 후보들 모두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민간회사라 쉽지 않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며 1·2대주주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수부 산하)다. 그는 “이전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회사 직원인데 직원들은 동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HMM 직원 1800여 명 중 900여 명이 소속된 서울 본사 사무직 중심의 HMM육상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는 이날 부산 이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성철 HMM육상노조 위원장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해외 고객사를 만나는 건 서울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HMM 사측도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선원 600여 명으로 구성된 HMM해원연합노조(한국노동조합총연맹)는 민주당 북극항로개척추진위원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근무지가 선박인 선원들은 본사 위치가 달라져도 근무 여건에 차이가 없어 부산 이전에 찬성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HMM 이전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의 핵심은 회사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걸 막는 것”이라며 “HMM이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 일반주주의 이익이 늘어나는지, 침해되는지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업 발전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설계부터 생산, 물류, 품질관리, 안전까지 전 공정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겠다”며 “AI와 로봇으로 자동화율과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자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자리에선 “우주항공 분야는 단순히 과학기술이 아니라 국력과 관계된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인공지능(AI), 과학기술, 정보통신을 담당하는 과학기술부총리직을 신설하고, 세계 주요국 과학계와 협력할 과학특임대사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5년 내 1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부산=이광식 정상원/사천=양현주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