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시작된 ‘홈스테이징(Home Staging)’은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단순한 인테리어 연출을 넘어, 구매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유도하고 실제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고 조명을 교체하는 기본적인 작업만으로도 주택 매각의 속도와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부수적인 ‘꾸밈’이 아니라, 매각 성공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홈스테이징을 바라봐야 할 시점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83%의 중개인은 홈스테이징이 잠재 구매자가 해당 공간을 자신의 미래 공간으로 상상하게 만든다고 응답했습니다. 60%는 스테이징된 주택이 긍정적인 첫인상을 준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매도자 중개인의 19%는 제안 가격이 15% 상승했고, 10%는 610% 상승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 주택 기준으로 최대 10만달러, 한화 약 1억3000만원에 달하는 수익 차이를 의미합니다.

비용 대비 효과도 뚜렷합니다. 전문가에게 맡기면 평균 1500달러, 직접 진행할 경우 500달러가량이 투입되지만 이를 통해 수천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용’이 아닌 분명한 ‘투자’입니다.
홈스테이징은 이제 주거용을 넘어 상업용 부동산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피스 홈스테이징’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임차인의 업종과 규모에 맞는 연출은 임대 계약 성사율을 높이며, 매각 시에도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해 유리한 조건을 끌어냅니다.
일본과 한국도 빠르게 홈스테이징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재팬디(Japandi)’ 스타일이 유행하며, 한국은 한옥 감성부터 뉴트로 스타일, 캐릭터 중심 연출까지 다양한 방식이 공존합니다. 특히 ‘오늘의집’ 같은 인테리어 플랫폼의 활성화는 소비자 인식을 빠르게 바꾸고 홈스테이징 수요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일본, 한국 모두에서 가구나 인테리어를 디지털로 연출하는 ‘가상 스테이징’ 기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지당 1만원 수준의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VR) 기반의 몰입형 콘텐츠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에서 주택을 탐색하는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특히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작용합니다. 실물 연출이 어려운 공실 매물이나 리노베이션 전 단계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향후 홈스테이징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목할 점은 홈스테이징이 공실률이 증가하는 중소형 건물 시장에서도 유용한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임차인에게 긍정적인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임대 성공률을 높이고 장기 공실을 줄이는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홈스테이징은 감정적 설득력과 투자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 도구입니다. ‘얼마에 팔 것인가’보다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 홈스테이징은 부동산 마케팅의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주)한국경제신문사 | 서울시 중구 청파로 463 한국경제신문사 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