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 그 갈망을 120년 넘게 현실로 만들어온 브랜드가 있다. 1903년 두 청년의 차고에서 시작된 미국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이다. 이동 수단을 넘어 자유와 해방의 상징이 된 할리데이비슨은, 그 철학에 공감한 라이더들이 모인 호그(Harley Owners Group, HOG)를 통해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드의 신념과 정신이 소비자의 삶에 스며들 때, 사람과 브랜드 사이에는 깊은 결속, ‘고객충성도’가 생겨난다.

이번 조사는 한국소비자포럼과 브랜드키가 공동 개발한 BCLI(Brand Customer Loyalty Index·브랜드 고객충성도 지수) 모델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이 지표는 브랜드키의 글로벌 기준인 CLEI(Customer Loyalty Engagement Index·고객 충성 및 관여도 지수)를 한국 시장에 최적화한 형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 △애착 △재구매 의도 △타인 추천 의도 △전환 의도 등 5가지 항목을 통해 소비자의 정서적, 태도적 충성도를 다각도로 측정한다.
올해 조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객충성도 조사에 맞게 62만2574명이 199만2842건의 조사에 참여했다. 역대 최다 소비자 참여 기록이다. 이를 통해 기업 및 인물·문화 부문에서 128개 브랜드가 ‘2025 브랜드 고객 충성도’ 1위로 선정됐다. 올해에는 10년 연속 수상 브랜드가 처음 탄생했다. 최고경영자(CEO) 부문에선 허민수 우주텍 대표이사와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랑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유리아쥬는 여성청결제 부문과 립케어 부문에서 가장 높은 충성도를 기록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하는 온라인 클래스, 항암 치료로 피부가 민감해진 환자를 위한 제품 기부 등 피부 고민은 물론 소비자들의 삶까지 돌보는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
헤어스타일러 부문 최고 자리는 4년 연속으로 ‘글램팜’이 차지했다. 서울패션위크 백스테이지 공식 후원으로 독보적인 제품력을 인정받은 글램팜은 ‘오마이글램’ ‘글램뮤즈 컬링아이롱’ 등 기술과 감각을 겸비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스타일링 기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비에날씬은 다이어트유산균 부문에서 3년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다. 비에날씬은 국내 최초 체지방 감소 기능성 유산균을 기반으로 누적 판매량 1600만 개, 매출 8000억 원을 돌파했다. 폴스타는 전기차 부문 1위에 3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차량 한 대당 탄소 배출량을 25% 감축한 폴스타는 저탄소 소재와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 등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여성가방 부문에서는 코치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감성, 젠지세대에겐 새로운 개성으로 다가간 코치는 최근 레트로와 키치 감성을 조화롭게 담아낸 라인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레인온은 효소와 곡물(파로) 부문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국내 유일 고대곡물 연구소 기반의 ‘르셀란테 파로효소’는 천연 파로 100% 발효로 만든 정제없는 효소로 누적 판매 1억8000만포,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인물·문화 부문에서는 △G-DRAGON(남자 솔로가수) △추성훈(스포테이너) △이영지(여자솔로가수/웹예능MC·여) △차주영(여자배우/드라마) 등이 충성도 최고점을 기록했다.
전재호 한국소비자포럼 대표는 “신념과 정신으로 고객과 하나된 브랜드만이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오래도록 함께하는 브랜드가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