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도 인공지능(AI) 성능이 중요해진 시대다. LG전자가 ‘그램’ 라인업에 최초로 AMD의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했다.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는 생성형 AI를 처리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 테스트에서 경쟁사 CPU보다 한 수 위라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라이젠 AI 300 시리즈가 탑재된 ‘그램AI’도 어느 경쟁사 노트북보다 NPU, 전력효율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램 AI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생성형 AI인 ‘코파일럿+’가 사용 가능하다. LG전자의 자체 서비스인 그램 챗 클라우드를 통해 ‘GPT-4o’ 기반의 클라우드 AI 유료 모델도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코파일럿+와 GPT-4o 기반의 그램 쳇 클라우드의 조합을 갖춘 그램 AI는 AI 없이는 업무를 보기 어려워진 직장인들에게 최적화된 모델인 셈이다. 실제로 그램 AI가 AI를 활용한 멀티태스킹에 얼마나 적합한지 직접 써봤다.

그램하면 역시 ‘무게’다. 15형(39.6㎝) 제품의 무게는 1.29㎏. 애플 최신 제품인 맥북에어 M4(1.51㎏)와 비교해도 가볍다. 지하철 출퇴근길에 한 시간동안 서서 가도 허리나 어깨에 무리는 없다. 내구성 높은 마그네틱 합금 소재로 노트북을 만들었다. 발열 해소가 쉽게 통풍구를 옆면이 아니라 아래에 설치한 점도 눈에 띈다.
옆면을 보면 USB-C포트와 함께 USB-A(2개)와 USB 4 포트(2개), HDMI포트, 3.5㎜ 헤드폰 잭까지 붙어있다. USB-C만 꽂을 수 있어서 ‘젠더’가 필수인 경쟁사 제품들보다 나은 점이다. CPU로는 그램 라인업 최초로 AMD의 크라켄포인트 AI 5 340과 AI 7 350이 탑재됐다. 메모리는 32GB로, AMD의 내장 GPU인 라데온 860M가 더해져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는 FHD 해상도(1920×1080)다. 화면이 넓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돼 있다. 널찍하게 한 편엔 업무용 사내망을, 다른 편엔 엑셀이나 AI 창을 띄워놓고 쓰면 제격이다. 모니터 액정을 광학코팅으로 처리한 ‘안티글레어’ 기능 덕분에 스크린의 빛 반사가 적다. 오랜 시간 노트북을 써야하는 직장인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다. 어두울 때도 화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램 AI의 ‘하이라이트’는 AI를 쉽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키보드에 설치된 전용키를 누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 창이 뜬다. 테스트를 위해 비상장사인 한 조선사의 지난 3년간 매출을 찾아달라고 시켰다. 30초 만에 해당 회사의 보도자료와 공시자료에서 숫자를 찾아왔다. 실적 개선의 이유를 정리해왔고, 어떤 선박 종류에서 독보적 기술을 갖췄는지도 알려줬다. 코파일럿을 이용하는 동안 무릎에 올려뒀지만 30분이 지나도 노트북이 뜨겁게 달궈지지 않았다. 3분이면 소음과 함께 달아오르는 기자의 노트북과 다른 점이다.
코파일럿+를 통해서는 예전에 작업한 문서를 대충 설명해도 찾아주고, 원하는 조건에 적합한 이미지를 검색해주는 ‘리콜(Recall)’ 기능도 갖췄다. 40개국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라이브캡션’도 유용한 기능이다. 그림판에 있는 생성형 AI인 코크리에이터(Cocreator)는 간단한 스케치와 몇 가지 조건만 걸면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려준다.

NPU를 쉴새 없이 돌려도 넉넉히 5시간은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30분 가량 충전해보니 최대 37% 수준으로 빠르게 충전되었고, 풀충전 시 최대 27시간 사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유튜브를 비슷한 시간동안 봐도 40% 이상 남는다. 72Wh 대용량 배터리가 내장돼 최대 27시간동안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시간당 소모전력이 경쟁사에 비해 10% 이상 적을 정도로 전력 효율이 높아서다.
속도도, 무게도, 배터리도 문제가 없이 ‘무결점’에 가깝다는 평가다. 화면은 크고 포트도 다양하다. 라이젠 AI 300 시리즈가 뒷받침하는 코파일럿+와 그램 챗 클라우드 등 각종 AI 기능으로 직장인이 AI에게 시키기만 하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다. 직장인의 업무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설명에 수긍이 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