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뒤 서울 아파트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 아파트값은 과거 고점보다 20~30%가량 뒷걸음질 치고 있다. 공급 부족과 공사비 인상 속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후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40%가량은 역대 최고가에 매매가 이뤄졌다. 압구정동 ‘신현대11차’는 지난 3일 전용 171㎡가 90억2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한 달 전 같은 면적 매매가 81억원보다 9억2000만원 올랐다.
대치동에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졌다. ‘한보미도맨션2차’ 전용 190㎡는 60억원, ‘개포우성1차’ 전용 127㎡는 50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대치동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전용 76㎡ 매물이 31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 신축 대장주로 여겨지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234㎡는 2월 165억원에 손바뀜했다. 한 달 뒤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3㎡가 175억원에 실거래됐다.
강남권과 달리 노도강 지역 아파트값은 2021~2022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2021년 최고가(12억원) 대비 72% 수준이다.
강남 집값이 치솟으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강남구 전세가율은 40.7%로 국민은행이 구별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송파구(43.1%)와 강동구(50.0%)도 조사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서초구는 45.4%로 2023년 9월(45.2%) 후 1년7개월 만의 최저치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기 주거지로 매수가 몰리면서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서울 외곽 재건축 단지가 공사비 인상으로 사업성이 낮아 이를 개선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5분위 배율
아파트값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 집값 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다. 예컨대 배율이 6.0이면 상위 20% 아파트 한 채로 하위 20% 아파트 여섯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안정락/손주형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