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소비자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도 같은 기간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은 줄었지만 보급형 모델 아이폰16e를 앞세워 감소폭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16e 출시, 갤럭시S 시리즈 수요 감소로 애플이 미국 후불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렸다.
실제 미국 3대 이동통신사(AT&T·T-모바일·버라이즌)에서 애플이 차지한 실판매 점유율은 1분기 7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확대됐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점유율은 30%에서 28%로 줄었다.
300달러 미만 스마트폰 판매량도 이 기간 5% 감소했다. 반면 모토로라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을 13% 늘리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경쟁업체들이 신제품을 예년만큼 내놓지 못한 데다 소규모 브랜드들이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틈을 노린 결과다. 모토로라는 지난해보다 앞당겨 보급형 모델인 2025년형 모토G 시리즈 제품군을 출시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미국 3대 이통사 기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T&T·T모바일 판매량은 1년 전보가 각각 5%, 2%씩 증가했다. 버라이즌만 같은 기간 6% 감소했다.
일부 이통사들은 미국 정부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전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로 지난 3~4월 판매량이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리스 클레네 카운터포인트 수석연구원은 "이통사들은 강력한 기기 프로모션을 우선시하면서 시장 약세를 상쇄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1분기엔 스마트폰 역사상 최대 규모 프로모션이 진행됐는데 버라이즌과 AT&T는 갤럭시S25 울트라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갤럭시 울트라 기기에선 전례 없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털어내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1분기 미국 내 스마트폰 재고를 확대했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모토로라·TCL 같이 중국 내 생산량이 높은 업체들이 미국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재고를 쌓아두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중국에 대한 관세가 유지된다면 가격 인상 없이 여름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처럼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을 집중하는 다른 업체들의 재고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